베이징은 준계엄상황에서도 한껏 들떠있었다. 올림픽 개막을 3일 앞둔 5일 베이징은 세계의 관문인 서우두(首都) 공항에서부터 공안과 경찰, 폭약탐지견에다 지대공 미사일까지 동원된 특급 보안상태를 보이고 있었지만 베이징의 라오바이싱(老百姓ㆍ시민)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올림픽 분위기에 젖어있었다.
4일 중국 서북쪽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경찰 16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은 폭탄테러가 발생, 보안등급이 최고조로 높아졌지만 베이징 시민들은 5일 저녁 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ㆍ새둥지)에서 열린 개막식 최종 리허설 얘기로 밤잠을 설쳤다.
베이징 도심 거리는 온통 흰색바탕의 오륜기와 붉은색 바탕에 ‘Beijing 2008’라고 쓴 현수막이 세로로 나부끼고 있었고 육교에는 홍등(紅燈), 건물 외벽에는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뜻의 ‘同一世界, 同一個夢想’이란 문구가 큼직하게 나붙어 축제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택시기사 자오지엔쥔(趙建軍ㆍ42)씨는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테러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을 알지만 100여년을 기다린 끝에 지구촌의 축제를 안방에서 여는 감회는 말하기 힘들 정도”라며 “특히 중국이 종합우승을 할 가능성이 높아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중국의 심장 자금성(紫金城)앞 텐안먼(天安門) 광장은 긴장과 흥분이 교차되는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남북으로 880m, 동서 500m, 넓이가 44만㎡로 100만명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이 광장에는 올림픽 조형물과 특별무대가 설치돼 매일 소수민족 등의 문화공연으로 흥을 돋구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든지 이 넓은 광장에 발을 한발자국이라도 내딛기 위해서는 천막 검문소에서 소지품 검사를 거쳐야만 했고 그 주변으로는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발맞춰 위력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는 세계로 통하는 베이징의 관문 서우두공항도 마찬가지였다. 3일까지만 1만5,000여명의 올림픽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한 이 공항이 날로 붐비면서 자원봉사자 등의 미소와 보안요원의 날카로운 시선이 교차되고 있었다.
5일 저녁 개막식 최종리허설이 열린 냐오차오 부근에는 제트기와 무인비행기, 순항 미사일 등을 격추할 수 있는 지대공미사일 홍기(紅旗)-7호가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었지만 시민들의 표정은 이에 아랑곳없이 밝고 즐겁기만 했다.
베이징에서 학원강사로 일하는 한징(韓靜ㆍ23)씨는 “베이징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뛰어넘어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전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올림픽은 중국인들에게 있어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전준호 기자 최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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