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짓 한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럴 때일수록 드라마나 한 편쯤 더 해서 인지도를 더 높여야 한다면서. 그래도 마음이 가는 건 무대인 걸요."
SBS TV 미니시리즈 <온에어> 에서 외주 드라마 제작사 대표 이혜경 역으로 주목받았던 뮤지컬 배우 홍지민(35)이 9월 9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제너두> 로 9개월여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제너두> 온에어>
진 켈리, 올리비아 뉴튼 존 주연의 동명 영화(1980)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홍지민은 두 주인공인 신화 속 여신 키라와 예술가 지망생 소니의 사랑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욕을 충족시키려는 비극의 여신 멜포메네 역을 맡는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 의 러빗 부인 역으로 지난해 말까지 무대에 섰으니 그리 긴 공백은 아니지만 그간 그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편의 TV 드라마에 출연해 전에 없던 유명세도 얻었다. 하지만 막상 그가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것은 "내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변화"다. 스위니>
"제가 바쁠 거라 지레짐작해서인지 지인들의 연락이 뜸해져 서운할 때가 많아요. 그 덕에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지금은 드라마 촬영 전보다 매사에 더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방송 출연으로 소위 '떴다' 소리를 듣고 있지만 지난해 9월 <스위니 토드> 의 개막 직후부터 이미 '홍지민의 재발견' 이야기는 심심치않게 들려왔다. 뛰어난 실력에 비해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말도 나왔다. 스위니>
1996년 서울예술단 단원으로 뮤지컬을 시작했으니 10년이 넘는 경력이지만 내세울 만한 대표작이 없었던 그에게는 늘상 '저평가 우량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터다.
"4년간 몸 담았던 서울예술단을 나와 음반을 내겠다고 3년이나 허송세월했고, 겹치기를 못 하는 성격 탓에 출연작품 수도 많지 않았어요. 그러니 본격적으로 활동한 기간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어쨌든 '저평가 우량주'도 실력이 있다는 말인 거죠?(웃음)"
번거롭게 공연장을 찾아가야 하는 뮤지컬 대신 TV 모니터로 편하게 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노모의 권유 때문에 시작한 TV 드라마 출연으로 그는 인지도 상승 뿐 아니라 '낯선 분야에서도 내가 먼저 마음을 열면 상대도 마음을 연다'는 사람살이의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김희철이 주인공 소니로 출연하는 이번 공연 <제너두> 가 그에게는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지금 강인이나 희철이가 제가 처음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을 때의 꼭 그 심정 아닐까요? 얼마나 떨리겠어요. 제가 챙겨 줘야죠." 제너두>
그는 "연기자가 분야를 나누어 활동하는 게 어색할 정도로 콘텐츠가 장르 구분 없이 뒤섞이는 시대"라면서도 여전히 뮤지컬을 출연 우선 순위에 놓는다. "편집 과정을 거치는 영화나 TV와 달리 무대는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게임이죠. 요행이란 게 없어요. 그게 매력이면서 힘든 점이기도 하고요."
홍지민은 배우로서 지금이야말로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시기라고 믿는다. 잘 한다는 칭찬을 들으면서도 스스로의 역량을 의심할 정도로 힘들어했던 <스위니 토드> 이후 큰 발전이 있었듯, 좀 더 어려운 역할을 맡아 스스로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어한다. 스위니>
"다양한 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죽을 때까지 무대에 서고 싶은 게 제 꿈인 걸요.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어요." 공연 문의 (02)745-5570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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