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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정규과목 되는 '동아시아史' 교사 연수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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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정규과목 되는 '동아시아史' 교사 연수 가봤더니

입력
2008.08.06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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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중ㆍ고교 역사 교사 40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고 있었다. 2012년부터 일선 학교에 선택과목으로 개설되는 '동아시아사' 과목에 대한 교사 연수. 지난 5월 공개된 동아시아사 교과서의 뼈대가 되는 교육과정 시안을 교재로 강의가 진행됐다.

하루 3시간 30분씩 5일 동안 계속되는 이 연수 프로그램에는 당초 동북아역사재단이 예상했던 80명을 훨씬 넘어 전국의 역사 교사 200여명이 신청했다.

첫 강의는 시안 개발에 참여한 정 연(46) 서울 영락고 교사가 진행한 '동아시아사 교육과정 개발 개요'. 한ㆍ중ㆍ일 동아시아 3국간 역사ㆍ지리 분쟁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3국의 역사를 아우르는 공통 역사과목을 개설하고 교육시킨다는 묘한 '흥분' 때문인지 통상적인 교사 연수와는 달리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동아시아사의 범위는 3개 국만 해당하는 것이냐?" "임진왜란이나 조선통신사, 군대위안부 처럼 3국의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릴 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느냐?" "동아시아적 시각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 역사를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들이 쏟아졌고, 뜨거운 열기 때문에 강의는 예정 시간을 훨씬 넘겨서야 끝났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엇갈렸다. 교사 경력 20년이라는 이윤선(43) 서울 동작교 교사는 "쟁점이 엇갈리는 사안들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각국이 왜 이런 역사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토론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며 "배타적, 민족주의적 관점의 역사교육에 대해 비판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경택(40) 전주 성심여고 교사는 "식민지 지배 문제를 저항ㆍ수탈의 역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자는 역사학계의 움직임이 반영돼 이런 교과목이 만들어진 것으로 안다"며 "학생들에게 객관적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지역 여고의 한 교사는 "삼국간 역사 논쟁이 벌어질 때 현장에서는 애국적 시각에서 가르치는 것이 솔직히 호소력이 있다"며 "이 교과목은 지금까지의 역사교육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에서 가르치는 것이므로 교사들의 준비도 철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를 맡은 정 연 교사는 "과장된 민족주의 역사교육이 상대에 대한 배타심을 키우고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감정적인 대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았다"며 "동아시아사 과목 개설은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을 일본도, 중국도 아닌 우리가 선도적으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폭증하는 지방 교사들의 연수 신청을 감안, 내년 겨울방학에 대전 대구 등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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