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선 경주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뒤지는 결과가 나오는 등 기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스무센 리포트가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의원은 46%대 47%로 매케인 의원에게 역전됐고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최근 투표의향이 있다고 밝힌 적극적 유권자 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45%대 49%를 기록해 4%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오바마 의원이 넘치는 카리스마, 폭발적 군중동원력, 화려한 해외순방, 압도적인 정치자금 모금, 언론의 집중적 조명 등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에서 ‘마의 50%대’를 넘지 못하고 오히려 매케인 의원의 추격을 허용하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 의원이 인종적 한계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하버드대가 저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은 거의 2대1의 비율로 매케인 의원을 제압했으나 그 뒷심은 흑인과 중남미 출신 히스패닉 근로자의 지지였다. 백인 저소득 근로자 지지에서도 오바마 의원이 앞서기는 했으나 그 격차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이들의 16%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해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소득 근로자를 포함, 선뜻 ‘오바마 지지’를 선택하지 못하는 백인들이 오바마의 ‘안티 세력’으로 굳어질 경우 상황은 보다 심각해진다. 오바마 의원이 지지율 40%대에 갇힌 채 11월 대선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의원은 당내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안티 세력을 공격 소재로 삼았으나 이제 자신의 반대 세력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매케인 의원은 고령에다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실정 등 약점이 많지만 기독교 보수세력 등 ‘묻지마 공화당 지지층’이 건재한데다 지지 정당을 떠나 베트남전 전쟁 영웅 출신에 대한 호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상당하다. 매케인 의원 진영이 ‘오바마 측이 인종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단지 유명할 뿐 대통령 자격이 없다’면서 강도 높게 공격하는 것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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