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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동유럽 노동자들 "고향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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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동유럽 노동자들 "고향 앞으로"

입력
2008.08.0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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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004년 회원국을 동유럽 국가로 확대한 이후 일자리를 찾아 서유럽으로 몰려들던 수백만 명의 동유럽 이주노동자들이 고향으로 유턴하고 있다. 최근 서유럽 국가의 경기침체가 심화하는 반면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의 신흥 공업국은 고도성장 속에 임금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4일 “동유럽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떠나면서 노령화한 서유럽 국가들이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서유럽에 가장 많은 이주노동자를 공급해온 폴란드의 경우 돌아오는 인력이 유출 인력을 이미 앞지르기 시작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여론조사기관 CBOS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국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자 비율은 올해 들어 2004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의 취업 허가를 받은 동유럽 출신 이주 노동자 숫자도 지난해 전년 대비 10% 가량 줄었다. 유스티나 플레락 CBOS 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는 이제 시작단계이며 조만간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노동자의 유턴은 EU 회원국 중 노령화가 심각한 영국, 스웨덴, 아일랜드에 특히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영국의 공공정책연구소(IPPR)는 “2004년 EU 회원국 확대 직후 영국으로 이주했던 노동자의 절반 가량이 이미 귀국했으며, 이주노동자 유입이 감소하면서 이들이 담당했던 직종의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며 “영국은 유입됐던 이주노동자가 쉽게 떠나는 회전문”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서유럽을 떠난 이주노동자들이 유턴해 새로 일자리를 찾는 나라는 최근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 중인 동구 국가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같은 발틱 연안국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력난이 심각한 이들 국가에서는 이미 일부 전문직의 경우 임금이 서유럽 국가보다 높다. 슬로바키아는 지난해 10.4%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임금도 전년보다 7.2%나 상승했다. 라트비아나 루마니아에서도 임금상승 속도가 로켓 발사속도로 비유된다.

귀향하는 이주노동자가 늘고 있지만 심각한 인력난은 동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동유럽의 임금 수준은 전반적 수준에서 서유럽에 비해 여전히 낮다. 게다가 대다수 동유럽 국가들은 지나치게 낮은 출산율 때문에 노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세계은행은 이 같은 이유에서 폴란드, 불가리아와 발틱 3국에게 이주노동자 문호를 개방하도록 권고했다. 서유럽으로 갔다가 제 나라로 돌아오는 귀향자뿐 아니라 다른 동유럽 국가의 노동자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프라디프 미트라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력난을 해결하는 방법은 이주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 뿐이며 동구권이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서유럽의 경제수준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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