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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 사건 커지는 궁금증/ 공천 앞두고 인출 7억 종착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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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 사건 커지는 궁금증/ 공천 앞두고 인출 7억 종착지는?

입력
2008.08.0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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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세의 무직자가 한 달 만에 7억원을 인출한 이유는?’ ‘왜 공천 심사 기간에 집중 인출?’ ‘1억여원씩 3,4차례 인출된 돈의 종착지는?’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74ㆍ구속)씨가 지난 2,3월 거액의 뭉칫돈을 인출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건의 실체와 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단 ‘팩트’는 다음과 같다. 검찰의 계좌추적 등에 따르면 김씨 명의의 계좌에서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7억여원이 인출됐다. 한 달여 동안 자금 출금 횟수는 모두 10여 차례에 달하며 이 중 4,5차례 정도는 1억원 이상의 거액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고령에 특별한 직업도 없는 김씨가 개인계좌에 거액을 보관하고 있었던 배경부터 의문이지만 한 달여 만에 7억여원을 인출했다는 점은 더욱 예사롭게 보기 힘들다.

시점도 공교롭다. 지난 2,3월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앞두고 후보자들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던 때다. 김종원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역시 그들 중 한 명이었고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구원자’로 김씨를 선택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월 말부터 3월7일까지 김씨와 5차례 만났고 2월13일과 25일, 3월7일에는 10억원짜리 수표 한 장씩을 ‘특별당비’ 명목으로 김씨에게 건넸다. 김씨는 돈을 받은 뒤부터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에게 10여 차례나 “김 이사장을 노인회의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로 단독 추천해달라”고 부탁했고 김 이사장은 노인회의 추천자 4명 중 1명에 포함됐다. 또 김 이사장이 비례대표에서 탈락하자, 노인회를 통해 ‘공천 심사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김씨가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아무런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야당에서 김씨가 청와대나 한나라당에도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정황들 때문이다. 2,3월에 인출된 거액이 로비 자금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하지만 이 돈이 김 이사장에게서 받은 돈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문제의 30억원은 자금 거래 시점으로부터 한참 이후에야 김씨측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김씨가 다른 자금을 이용해 로비를 벌였고 이 후 김 이사장의 돈으로 이를 메우려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김씨가 30억원 중 5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이유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해진다.

의문이 제기됐던 김 이사장의 30억원 조성 경위도 조만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개인 돈”이라는 김 이사장의 해명과 달리 30억원의 조성 과정에서 몇 개 버스 운송업체가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계좌추적에 나섰다. 이미 ‘공천 헌금’ 제공으로 사법처리 위기에 처한 김 이사장이 업체들로부터 돈을 조달한 것으로 밝혀지거나 업체 명의의 차명계좌를 운용했던 것으로 나타날 경우 그가 입게 될 법적, 도덕적 타격은 배가될 전망이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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