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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감세 논쟁/ 이종구 vs 이용섭 '부동산세' 지상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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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감세 논쟁/ 이종구 vs 이용섭 '부동산세' 지상 공방

입력
2008.08.0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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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세제 완화를 둘러싼 여ㆍ야간 공방이 뜨겁다. 종합부동산세가 특히 그렇다. 대폭적 감세를 주장하는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과 기본 골격유지를 강조하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을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두 의원은 현재 각각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금은 여ㆍ야로 갈렸지만 두 의원은 옛 재무부에서 재정경제부까지 20년 이상 함께 관료생활을 했던 ‘동료’였다.

▦ 이종구 "現세금 다 내면 작은 평 이사갈판… 종부세 6억잣대 자의적이고 가혹"

_부동산 세제를 전면적으로 완화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왜곡돼있다. 거래가 실종됐다. 중산층이나 서민이 집을 늘려가고 싶어도 세금이 무거워 잘 안 된다. 세금을 다 내면 오히려 현재 살고 있는 곳보다 평수가 작은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부동산을 살 때, 보유할 때, 팔 때 세금이 너무 많다.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세금 부담을 지나치게 많이 늘렸다.”

_부동산 활성화로 경기 부양을 꾀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절대 아니다. 부동산에 불을 붙여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느냐.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려운 건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물가 문제가 크다. 물가에 자극적인 정책은 안 된다. 세금이라는 게 물가에 가장 자극적인 것 아니냐.”

_종부세를 완화하면 상위 2%만 혜택을 본다는 비판에 대한 입장은.

“종부세는 이념적이고 선동적이고 편가르기적인 조세정책이다. 종부세는 세금체계나 조세제도 측면에서 불합리한 세금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데, 종부세는 미실현 소득에 과세한다. 6억원이라는 분명치 않은 잣대를 갖고 6억원 이상이면 호화주택이라고 멋대로 규정해서 세금을 때리는 건 가혹하다. 그런 논리라면 골프장, 그림, 고가 자동차에도 과세를 해야지, 주택에만 세금을 매기는 건 넌센스다.”

_굳이 세제 개편으로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꾀하고자 한다면, 보유세보다는 거래세부터 손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취등록세도 내린다. 노무현 정권 때도 못 내린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논리상으로는 차익이 실현됐으므로 높은 세금을 매길 수도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양도세를 내리자고 하는 이유는 양도세가 거래세 성격이 띠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거래할 때 집값에 양도세만큼 얹어서,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코스트가 증가하고 있다.”

_부동산 세금을 내려도 과거처럼 부동산 투기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나.

“부동산 세금 부담을 줄여도 투기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부동산시장의 정상화,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다. 2004년부터 종부세를 부과하고 재산세를 중과하면서, 오히려 부동산 시장이 경색됐다. 물건에 세금을 때리는 데 가격이 내려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 세금을 낮춰야 부동산 시장이 안정 하락세로 간다. 주택과 건물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면, 그 부담이 임대료에 전가돼 세입자인 서민, 중산층만 고통이 커진다.”

_종부세 인하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당론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비판 여론이 많다.

“한나라당에서도 종부세 인하를 반대하는 사람이 꽤 있다. 하지만 작년보다 과표 적용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올해는 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다. 세금을 낮추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선 공약과도 맞지 않는다. 민주당이 표를 잃은 건 세금폭탄 때문이었다. 이걸 한나라당이 고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 이용섭 "부동산위축 MB정부 감세 기대 탓… 종부세 기준 9억 상향땐 유명무실"

_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금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감세정책 어떻게 보나.

“국민이 어려우면 세금을 깎아줄 수는 있다. 문제는 감세의 철학과 원칙,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누구 세금부터 깎을지 우선 순위가 있고 국가재정도 고려해서 감세 규모를 정해야 하는데, 정부와 여당은 퍼주기 식으로 감세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아직 주택시장이 불안하고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데, 보유세나 양도세를 내리면 투기가 재현되고 집값이 오를 소지가 크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우리 사회에 다시 확산될 것이다.”

_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세금 완화의 명분으로 시장 위축을 든다. 노무현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2000년 서울 평균 분양가는 평(3.3㎡)당 716만원이었는데, 2006년 1,600만원이 넘는 등 2배 이상 올랐다. 강남 집값이 떨어졌어도 아직 5%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 거래가 잘 안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문제의 본질적인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 세금을 내린다고 기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에, 대선을 거치며 부동산 거래가 사라졌다. MB정부는 출범한지 5개월이 넘었는데 아직 분명한 방향을 제시 못하니, 팔 사람은 기다리고 살 사람은 헷갈리는 것이다.”

_종부세를 두고 징벌적 세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는데.

“부를 축적하는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종부세는 고액재산가들이 사회에서 혜택이나 편익을 누린데 대한 대가로 내는 세금이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대로 종부세 과세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면, 전체 세대의 2%(38만세대)밖에 안 되는 과세대상에서 60%가 빠져나가 종부세는 유명무실해진다. 세대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바뀌면 편법 증여, 조세 회피가 나올 것이다.”

_종부세가 원래 목적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종부세 등 과중한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되고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현행 세제를 유지하는 데 장애가 될 만큼 부작용이 심각하지는 않다. 경제와 민생의 핵심은 집값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수단에서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큰 목표에 힘을 실어주는 게 맞다.”

_정부가 부동산 세제 관련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하고 정부는 투명하게 알려줘야 하는데, 공직자들이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 정부가 대선 공약대로 세금을 풀지 않아도 현재의 부동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명확하게 시장에 알리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이 정착되고 거래도 활성화됐을 것이다. 부동산 정책을 경기 증진책으로 써서는 안 된다. 현재 물가는 치솟고 있지만 집값이라도 안정돼있으니 서민들이 사는 것이다. 집값까지 흔들면 MB정부는 버티기 어렵다. ”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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