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소득층은 직업을 잃으면 한달 밖에 버티지 못할 정도로 궁핍하지만 언젠가는 중산층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잃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포스트와 하버드대가 공동으로 미 전역의 연 소득 2만7,000 달러 이하 저소득층 1,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들이 속한 가구의 연소득은 4만2,000 달러 미만이었으며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최소 30시간이었다. 현재의 경제상태를 ‘가난하다’고 말한 응답자가 153명이었고 ‘나쁘다’는 55명, ‘힘겹게 살고 있다’는 51명, ‘파산했다’는 30명이었다.
응답자의 75%는 ‘좋은 직장 잡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고 ‘자녀 대학 교육시키기가 어렵다’는 응답도 74%에 달했다. 은퇴 이후의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커서 81%가 퇴직 후 노후 생활 자금 마련이 버겁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69%는 개인적 경제 상태에 대해 ‘희망이 있다’고 응답해 ‘아메리칸 드림’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경제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불과했고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58%였다. 자신의 세대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도 56%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경제 상황이 정치인들에 의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팽배한 정치 불신을 반영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 한 전문가는 “대선 후보들은 중산층 문제에 집중하지만 지금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이 겪었던 문제를 중산층이 경험하고 있다”며 양극화의 진행으로 중산층이 저소득 근로자화하는 추세를 우려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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