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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D-3/ 이승엽 "힘이 펄펄… 감 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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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D-3/ 이승엽 "힘이 펄펄… 감 잡았어"

입력
2008.08.05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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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2ㆍ요미우리)의 56호 홈런볼을 잡기 위해 잠자리채가 등장했던 2003년 9월30일 잠실 삼성-LG전. 이승엽은 국내무대 마지막 잠실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지만 결국 그 해 ‘아시아 홈런왕’으로 우뚝 선 뒤 이듬해 일본에 진출했다.

이승엽이 대표팀의 4번 타자로 5년 만에 잠실구장에 섰다. 올시즌 부상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김경문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태극마크를 단 이승엽은 4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 앞서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김 감독이 이승엽에게 주장 완장보다 더 무거운 4번 자리를 선뜻 건넨 것도 이 같은 이승엽의 ‘성품’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이승엽은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해결사’였다.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주역인 이승엽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왕(5개)과 타점왕(10개)에 오르며 4강 신화에 앞장섰고,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타율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에 2홈런 12타점으로 베이징 티켓을 안겼다.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0-0으로 맞선 2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코르데만스에게 총알 같은 우전안타를 쳐 내며 방망이를 달궜다.

이승엽은 2-0으로 균형을 깬 뒤 이어진 3회 2사 2ㆍ3루 두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 2사 만루의 기회를 이어갔고, 이대호의 빗맞은 행운의 우전안타 때 홈까지 파고드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까지 펼쳤다.

이승엽은 7-1로 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와 큼직한 우중월 2루타를 때렸다. 다른 구장 같았으면 홈런이 될 뻔한 타구였다. 이승엽은 체력 안배 차원에서 대주자 김현수(두산)로 교체됐다.

이날 성적은 2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 경기 후 이승엽은 “아픈 데는 없고 감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 반드시 메달을 따서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이승엽을 앞세워 네덜란드를 10-2로 대파하고, 8년 만의 메달 사냥을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이날 평가전은 유료경기(일반석 7,000원)로 치러졌음에도 5,019명의 관중이 입장, 대표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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