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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달새 100억弗… 값비싼 환율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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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달새 100억弗… 값비싼 환율개입

입력
2008.08.0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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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외환당국이 원ㆍ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 데 10조원(약 100억달러)이 훨씬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 달간 사상 최대규모의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었다.

애초 정부의 잘못된 환율정책(고환율정책) 때문에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475억2,000만달러로 6월말보다 105억8,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월중 감소폭으론 사상 최대이자, 외환위기 때인 1997년11월 기록했던 종전 최대 감소폭(61억달러)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외환보유액의 감소 추세도 장기화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올 3월 2,642억5,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래 4월부터 지난달까지 160억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한은은 지난달의 감소 이유에 대해 “외환시장의 일방적인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조치가 필요했고 유로화와 엔화 등 기타 보유통화의 평가절하로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7일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개입을 천명한 뒤, 하루에만 50억~100억달러를 시장에 매도하는 등 공격적인 개입에 나서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당국이 7월에만 시장개입을 통해 최소 150억달러 이상의 달러를 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시장 추정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현재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수준이며 지난달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외환시장을 안정시켰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직접적인 달러 매도 외에 역외선물환차익결제(NDF), 스왑시장 등을 활용해 눈에 보이는 감소액을 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국의 시장개입은 한때 1,050원대를 웃돌았던 환율을 끌어내림으로써, 물가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환율이 오른 이유는 강만수 경제팀이 애초 물가보다 경기(수출)에 무게중심을 두고, 원화약세(환율상승)을 유도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정부는 스스로 끌어올린 환율을 뒤늦게 다시 끌어내리느라, 1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쏟아 부은 셈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정부의 판단미스로 인한 정책실패 비용으로 100억달러 이상을 쓴 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추세적으로 단기외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외환보유액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상승 속도가 감내할 수 있을 정도라면 시장에 맡기는 게 좋다”며 “경제에 대한 대내외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외환보유액을 더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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