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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없는 정치… 기약없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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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없는 정치… 기약없는 국회

입력
2008.08.0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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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의 파행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청와대는 국회에 3명의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한 시한인 5일이 지나면 당장 6일 임명을 강행할 것이고, 야당은 여기에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5일 폐회되는 7월 임시국회에서도 원 구성을 마무리 못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한동안 원 구성은 어렵게 된다. 정국 경색이 심화할 것은 불문가지다. 경우에 따라 8월 내내, 나아가 9월 정기국회 때까지 대치할 가능성도 있다. 18대 국회가 문을 연지 두 달이 넘도록 놀고 먹으며 민생고는 안중에도 없다는 여론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청와대의 장관 임명 강행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기한을 연장한 5일까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곧바로 임명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장관을 임명하면 야당은 가만 있을 수 없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국회 무시를 비난하고,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3명의 장관을 부정하며 강력히 반발 할 게 분명하다. 이 마당에 원 구성 협상에는 당연히 응하지 않을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당장 4일 “청와대는 사과하고 인사청문회를 수용하라”며 “청문회 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향후 사태의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고 경고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해당 장관의 직무수행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도 원 구성 협상을 견인해 낼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 민주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것 자체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 김정권 원내공보부대표는 “장관 임명 뒤 우리로서는 기존 잠정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야당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단 한나라당은 이날 단독으로 7일부터 8월 임시국회를 연다는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 문은 열어 놓고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구성돼 있는 특위 위주의 국회활동은 가능할지 몰라도 정상적 국회 활동은 기약이 없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8월 임시국회에서의 특위 활동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으나 당내 기류에 따라 특위 활동을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

다만 어느 정도 대치 기간을 거친 뒤 서로 주고 받는 식의 극적 타결을 모색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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