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비롯해 각종 선거 투표율이 낮자 뒷말이 많다.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선거를 했어야만 했느냐?” 직선제로 무장한 민주주의의 단점이 드러난 셈이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무지한 대중보다는 현명한 지도자가 사회를 이끄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철인정치를 주장한 플라톤이 고대올림픽 레슬링에서 우승했다. 최고의 레슬러가 꿈이었던 플라톤은 신체 단련과 지식 획득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선지 자신부터 앞장서 체력 단련에 힘썼다. 플라톤은 올림픽과 함께 그리스 4대 제전이었던 이스트미아에서는 판크라티온에 출전해 두 차례나 우승했다.
판크라티온은 기원전 648년 제33회 고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다. 상대를 주먹과 발로 때리고, 관절을 꺾고 목을 조르는 격투기. 권투와 태권도, 레슬링과 유도를 합쳐놓은 형태. 이빨로 물거나 눈을 찌르는 건만 빼고는 모든 공격이 허용돼 실제 싸움보다 더 치열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립포스 2세도 판크라티온 선수였다. 판크라티온은 상대가 항복할 때까지 경기가 계속됐다. 상대가 항복할 새도 없이 주먹을 퍼붓거나 목을 졸라야만 하는 특성상 사망 사고도 많았다. 사고가 많은 건 레슬링도 마찬가지.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장기가 손상되거나 목뼈가 부러져 상대 선수가 죽는 사례가 많았다.
레슬링은 로마시대 초기 상업화되면서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로마인은 레슬링을 격투가 아닌 스포츠로 만들고자 허리 위만 공격하도록 규칙을 정했다. 이때 만들어진 게 그레코로만(Greco-roman)형. 그리스에서 시작한 레슬링이 로마인의 손에 의해 재창조됐다는 뜻이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것도 레슬링이다. 양정모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딴 뒤 한국 레슬링은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한 80모스크바올림픽을 제외하면 2004아테네올림픽까지 7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베이징=이상준 기자 ju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