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부터 “보도 과정에 의도적 왜곡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MBC PD수첩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PD수첩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1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우병 쇠고기 보도의 의문점에 대한 검찰의 공개질의서와 관련해 “검찰이 자의적 해석에 따라 방송 전체의 내용과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PD수첩이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나 광우병 의심 소로 각인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다우너 소의 위험성을 언급할 때 광우병 이외의 59개 발생 원인을 모두 기재한 언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단 한 곳도 없다”며 “휴메인 소사이어티도 4월 미 의회 공청회에서 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인 아레사 빈슨 사인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서는 “빈슨의 모친이 의사로부터 딸의 사인이 vCJD(인간광우병) 의심증상으로 들었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혔다”며 “모친이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와 vCJD를 혼용해 사용했지만 전반적인 취지가 vCJD였기 때문에 자막도 그렇게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방송에 나오지 않은 빈슨 모친의 인터뷰 내용에는 “MRI 결과를 알려준 의사는 ‘딸이 변종CJD(vCJD)에 걸렸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정위험물질(SRM) 0.1g으로 광우병에 감염되고 감염시 100% 사망한다는 내용이 과장, 왜곡이라는 검찰 지적에 대해서는 외국 논문과 유럽의 보고서를 제시하며 반박했고, 라면 스프 등을 통한 감염 위험 보도에 대해서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동물위생규약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도를 들어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MM형 유전자 보유자가 많은 한국인의 광우병 감염확률이 영국인의 3배, 미국인의 2배라는 보도는 잘못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국인이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학계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에 대해서는 후속 방송에서 정정했다”고 해명했다.
김 변호사는 일부 오역 부분에 대해서는 “PD수첩이 이미 후속 방송을 통해 사과하고 정정했다”며 별도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그 밖의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전체적인 보도의 취지와 사실을 외면하고 일부 자료에 근거해 자의적인 왜곡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변호사는 “PD수첩이 CJD를 vCJD로 의도적 오역하고 빈슨의 MRI를 찍은 의사의 인터뷰 내용을 편의대로 취사 선택했다는 등의 의혹이 계속 제기된다면 일부 내용을 추가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PD수첩이 의사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병명에 대한 의사의 판단이 담겼을 수도 있는 대목에서 내레이션으로 처리한 이유 등 상당 부분이 해명되지 않는다”며 “PD수첩은 스스로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장외 해명에 그치지 말고 검찰에 출석해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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