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씨의 영결식과 노제가 2일 빈소인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과 이씨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서 엄수됐다.
2일 오전 열린 영결식에서는 부인 남경자씨와 외동딸 은지씨 등 유가족과 소설가 김원일, 윤흥길, 이승우씨, 시인 정현종, 김광규씨, 평론가 김윤식, 백낙청, 김치수, 김주연씨, 영화감독 임권택 감독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김병익 장례위원장은 영결사에서 “고인은 삶에서 고단했고, 인품에서 고매했고, 작가로서 최고였으며 세상에 대해 항상 겸손하고 따뜻했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고인과 중ㆍ고등학교 동기 동창이었던 민득영 한양대 명예교수가 “조께 있다가 어머니 옆으로 모실게. 두 모자가 나란히 누워 새도 보고 물도 보면서 편히 쉬시오. 우리도 언젠가 가겄지”라며 고인과 함께 고향 장흥에서 생전의 노모를 만났던 기억을 남도사투리를 섞어 회고하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시인 김광규 한양대 교수는 고인의 영전에 바치는 조시를 통해 서울대 문리대 재학시절 함께 문학을 꿈꿨던 기억을 회고했다. “자네의 잔잔한 말소리와/ 조숙한 의젓함/ 얼마나 오랜 세월 안으로 안으로/ 아픔을 삼키고 다져야/ 그렇게 정겨운 웃음이 배어나오는지/ (중략)”
영결식이 끝난 뒤 유해는 이씨의 고향인 전남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 마을회관 앞으로 옮겨져 노제를 치렀다. 고향친구이자 동료로 추모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한승원(69)씨는 조사에서 “이지적이고 지적이고 정직한 선생은 세상을 문명비평적인 시각으로 통찰하고 조용히 작품을 쓰면서 후학들에게 좋은 소설을 쓰는 전범을 보였고 천재이면서도 오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글을 쓰는 근면한 작가였다”고 회고했다.
노제에는 이지선씨의 판소리 ‘쑥대머리’와 김덕숙씨의 가무가 펼쳐졌으며 선생의 유해는 마을 인근 선생의 노모가 묻힌 곳에 함께 묻혔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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