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주는 이기(利器)로 각광 받았던 이메일이 직장인들의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이메일 사용으로 업무 집중력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사례가 급증해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31일 보도했다.
뉴욕의 비즈니스 연구기관 바섹스 조사에 따르면 사무직 직장인은 하루 평균 업무시간의 28%를 스팸메일 등 쓸데없는 메일을 읽고 지우는 데 허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나단 스피라 수석연구원은 “이메일을 체크하고 정리해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데 걸리는 시간인 ‘리커버리 타임’이 하루 평균 2시간이 넘는다”며 “이를 미국 전체 사무직 노동자가 치르는 비용으로 환산하면 1년에 6,5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직장인이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을 측정하는 ‘레스큐 타임’이란 프로그램을 출시한 시애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토니 라이트는 이 프로그램을 가동한 결과 업무 시간의 38%가 이메일을 체크하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하루종일 이메일에만 신경 쓰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고 가족간 유대관계까지 약해지고 있다고 심리학자와 IT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애플 등 굴지의 컴퓨터 업계에서 근무했던 공학자 탄텍 셀릭은 “이메일은 앞으로 실패한 메일(EFAIL)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로스쿨의 로렌스 레시그 교수는 ‘이메일 파산’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메일의 해악이 속속 확인되자 인텔이나 딜로이트 같은 대기업은 매주 금요일을 ‘이메일 사용하지 않는 날’로 정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아웃룩 익스프레스’ 같은 이메일 교환 프로그램 자체를 삭제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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