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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치솟고 적자 쌓이고… 가시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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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치솟고 적자 쌓이고… 가시밭 경제

입력
2008.08.0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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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수 부진과 고용 악화 등으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물가 급등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나라 전체의 경제와 소득 규모까지 정체 상태거나 뒷걸음치고 있다. 거시경제의 3대 목표인 경제성장, 물가안정, 국제수지균형이 모두 무너지는 모습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나 치솟았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특히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7.1%나 급등, 2001년 5월(7.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월 3.6%였던 물가 오름세는 4월 4%대에 들어서더니 이제 6%대에 바짝 다가섰다. 그 동안 물가 상승을 주도해온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제품이 한달 전과 비교하면 1.7%만 올랐고 국제유가도 지난달 중순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는 까닭에 가파른 물가 상승의 고삐를 잡지는 못했다.

이런 마당에 이날부터 지역난방요금이 오른 것을 시작으로, 전기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국제유가 하락이 물가에 반영되려면 수개월이 걸리고 공공요금도 1~2개월 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물가는 3분기에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선전해온 무역수지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공산이 커졌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37.1% 급증한 414억1,300만달러로 역대 최고였으나, 고유가와 원자재값 급등 탓에 수입이 430억3,8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16억2,400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올 들어 5월에만 8억8,000만달러 흑자를 냈을 뿐, 나머지 6개월은 모두 적자였다. 7월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77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정재훈 무역정책관은 “유가 하락세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하반기 무역수지는 46억~48억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가 경쟁력의 주요 지표는 제자리를 맴돌거나 추락하고 있다.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민총소득(GNIㆍ약 9,558억달러)은 비교대상 209개국 가운데 13위로 2006년(12위)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한국의 명목 GNI는 2005년 11위에서 해마다 뒷걸음 상태다.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순위(세계 13위)는 지난해 제자리 걸음을 했다. GDP 순위 역시 2004년 11위에서 2005년 12위로 떨어졌고, 2006년엔 러시아에 밀려 한 계단 더 하락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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