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일부 PD들이 팬텀엔터테인먼트 측에 인수ㆍ합병, 우회상장, 본계약 체결 등의 정보를 공시 전에 미리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왔다. 이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겠다는 적극적 의사표시로 해석될 수 있어 PD들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일 검찰 등에 따르면 팬텀 측 관계자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KBS PD인 A씨에게 2005년 3월 ‘이가, 우성 등 기획사들이 합병한 뒤 팬텀을 통한 우회상장을 준비 중이니 주식을 미리 매입하라’고 권고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A씨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후 A씨가 먼저 연락을 해와 ‘본계약 체결 등 진행 상황을 미리 알려달라’고 했고, 4월 1일 새벽 지분 양도 등과 관련한 본계약이 체결되자 당일 오전 중으로 A씨에게 이 사실을 알려줬다”고 진술했다. A씨는 KBS의 간판급 예능 프로그램의 총책임자로 재직 중이다.
검찰은 A씨가 정보를 들은 직후 본인이나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주식을 매입, 상당한 시세차익을 올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가 적극적으로 팬텀의 우회상장 관련 정보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A씨에 대해 이번 주중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지난해 팬텀 수사에서 A씨와 PD 출신의 지방 MBC 사장 B씨, SBS의 국장급 PD C씨 등이 팬텀의 우회 상장 이전에 이 회사 주식을 저가에 넘겨받거나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수사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사법처리하지는 못했다.
검찰은 이번 주부터 이들을 소환해 팬텀 주식을 저가에 넘겨받은 경위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시장에서 추가로 주식을 매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일부 PD들이 연예기획사 측의 자금 및 편의 제공을 통해 강원랜드나 마카오 등 해외에서 도박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팬텀 등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방송출연 약속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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