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체제 안정화엔 성공, 야성(野性) 회복은 아직….”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한 달에 대한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몇 년간 혼란을 거듭해온 당내 상황은 비교적 안정됐지만, 제1야당으로서의 정국 주도권 확보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화합과 통합을 이룰 때 정당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부터는 민주당의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지금까지 체제 정비에 몰두했던 것에 대한 나름의 의미 부여다.
실제 정 대표는 지난 한 달간 당이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고,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 취임 나흘 만에 별다른 반발 없이 국회 등원 결정을 끌어냈고, 최고의결기구인 당무위원회의 출범 과정도 매끄러웠다. 무엇보다 계파간 충돌의 장이었던 최고위원회를 명실상부한 전략 수립과 소통의 장으로 안착시켰다.
정 대표는 당력(黨力)의 내실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예우,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운 지방순회 정례화 등은 전통적 지지기반 복원과 당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정국 대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지만, 민주당이 어느 이슈 하나 끌어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와 원내대표단의 엇박자도 정 대표에겐 내심 곤혹스런 과제다. 당 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화한 만큼 정 대표로서는 원내에서 강한 야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지만, 온건파인 원혜영 원내대표와의 의견조율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참모진의 고민이다.
박상천 전 대표를 위시한 구 민주계와의 화학적 결합도 난제다. 이미 당직자 구조조정 과정에서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도 나온다. 차기 대권주자군을 형성해내는 것도 사활이 걸린 문제다. 자칫 수권세력으로서의 존재 의미를 각인시키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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