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의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전통 스카프) 착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더 이상 히잡 착용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밀 시세크 터키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NTV 인터뷰에서 “히잡에 관한 이슈는 이제 우리의 의제가 아니다”라며 대학 내 히잡 착용금지법을 폐지하려는 시도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 여당이 친이슬람 정책을 스스로 철회한 것은 정치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여당은 대학 내 히잡 착용 금지법이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면서 헌법 개정을 추진, 2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헌법상의 세속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고, 검찰도 여당 정치인들이 세속주의 원칙을 훼손시켰다는 이유를 들어 정의개발당의 해산과 소속 정치인들의 정당활동 중단을 요청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30일 정당 지원금을 삭감하는 선에서 검찰의 요구를 매듭지었지만, 집권당으로서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끌고 나갈 법적 제도적 동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터키의 헌법은 ‘건국의 아버지’ 케말 퍄샤가 뿌리내린 세속주의 전통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친이슬람 정책을 펴면서 군부와 사법부가 지지하고 있는 세속주의자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다.
채지선 인턴기자(이화여대 정외과 3년)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