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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강남 부동산 시장은… 자산 디플레 우려 과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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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강남 부동산 시장은… 자산 디플레 우려 과장됐다

입력
2008.08.0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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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인하 기대… 싸게 안판다"

#서울 강남에 집 2채를 갖고 있는 김모(62)씨는 고시텔 사업을 하려고 최근 살던 대치동 S아파트(31평형)를 14억원에 내놓았다. 현 시세는 12억원 선이지만 김씨는 양도세 부담을 감안해 2억원을 올렸다. 김씨는 "정부가 양도세를 내릴 예정이지만 재산세도 인하되면 보유 부담이 줄기 때문에 가격을 내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오를것 같아 급매물 찾는 중"

#고3, 중2의 아들을 둔 신모(48ㆍ여)씨는 얼마전 대치동으로 이사 가기 위해 역삼동의 아파트를 6억5,000만원에 부동산에 내놓았다. 현재 대치동의 아파트 시세는 9억3,000만원 선. 신씨는 정부가 앞으로 세부담을 줄이면 대치동 집값이 다시 오를 것 같아 요즘 급매물을 찾아 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최근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추진하는 부동산 관련 세제 완화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부동산경기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집값의 뇌관을 건드린다'는 반대 또한 만만치 않다.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세제 완화의 당위성으로 주택경기 침체와 거래 위축, 그리고 디플레이션(자산가격하락) 가능성을 든다. 현재의 과도한 보유ㆍ거래세 부담은 부동산거래 위축→실물자산 하락→담보가치 급락→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자산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과장돼 있다고 지적한다. 7월말 현재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빅3'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역대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강남 -2.2%, 서초 -3.7%, 송파 -5.2로 평균 3.7%(이상 스피드뱅크) 하락했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침체기'로 규정하는 지난 1년반 동안 서울시 전체 집값은 오히려 6.5% 상승했다. 결국 집값이 하락한 곳은 지난 4~5년간 가격이 폭등한 '버블세븐' 지역이고 그나마 몇몇 급매물을 빼면 낙폭도 미미하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이 100~120% 가량 폭등한 것에 비하면 현재 상황은 '단기 급등 뒤 소폭 조정' 상황에도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내렸다 해도 국내 집값은 아직 높다. 삼성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비율(PIR)은 서울이 13배로 뉴욕(7.9배), 런던(6.9배), 시드니(8.5배)보다 훨씬 높다. 13년치 소득을 모아야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면적인 부동산 세제 완화보다 집값 안정 기조 유지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거래는 활성화하는 탄력적 처방이 필요하다. 아직 집값 상승 기대심리와 잠재수요가 많아 보유세가 인하되면 매물이 회수돼, 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 높다. 때문에 세제완화를 포함한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은 서울ㆍ수도권, 특히 버블세븐이 아닌 침체의 진원지인 지방쪽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옳은 처방이란 지적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라 부동산 디플레이션의 우려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집값이 오를 요인이 잠복되어 있는 만큼 세제 완화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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