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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피격 모의실험, 北설명 뒤집으며 '의도성'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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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피격 모의실험, 北설명 뒤집으며 '의도성'에 무게

입력
2008.08.0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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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정부 합동조사단이 1일 발표한 모의총격실험 결과는 ‘100m 이내 거리에서 북한군 초병의 조준 사격이 있었다’는 추정을 비롯해 북한의 경위 설명을 뒤집는 내용이 많아 주목된다. 이는 사실상 북한의 의도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새로 정리된 정황

합조단 모의실험 결과, 일단 북한군 초병이 박왕자씨에게 총격을 가한 거리가 계산됐다. 7월 16일 부검 결과 발표에서 총격 거리는 ‘300m 이내’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앉아서 쏘거나 엎드려 쏘는 의탁사격의 경우 거리가 100m, 서서 쐈을 경우 60m라고 범위가 좁혀졌다.

박씨와 체형이 같은 마네킹에 시신의 총상 자국과 같은 총상을 내 사거리와 사격 방향 등을 추정한 결과다.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은 “북한의 주장대로 박씨가 도주 중이었다면 사거리는 100m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일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7월 14일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 방북 당시 북한이 설명했던 정황도 뒤집어졌다. 당시 북한은 박씨가 금강산해수욕장 기생바위 쪽으로 이동하자 초병이 “움직이면 쏜다”고 경고하고 제지했으나 도주해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조단 모의실험 결과, 박씨는 피격 당시 천천히 걷거나 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의 원피스와 셔츠의 동일한 높이에 총탄 자국이 있는데 만약 박씨가 뛰고 있었을 경우 셔츠가 위로 말려 올라가 이런 자국이 나지 않는다는 게 합조단 설명이다. 북한 설명이 말이 안 된다는 의미다.

최소 3발의 총격이 있었다는 내용도 새로 밝혀졌다. 지금까지는 박씨 둔부와 가슴 두 곳에 총격 관통 상처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박씨 허벅지의 상처도 총상의 간접적 결과로 확인됐다. 합조단은 “첫 번째 탄환이 고인 발 주변에 맞아 조개껍질이나 돌이 튀면서 허벅지를 타격하자 박씨는 이를 신체 충격으로 감지해 섰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씨가 북한 주장대로 도주했다고 하더라도 총격의 간접 충격으로 중간에 멈춰 섰고, 북한군 초병은 박씨가 선 상태에서 다시 총격을 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총격 순서는 ‘발 주변à둔부à가슴’으로 추정됐다. 둔부에 난 상처를 볼 때 쓰러지기 전에 맞은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공포탄 1발, 실탄 3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해왔는데 공포탄을 하늘로 쐈을 경우 대략 맞아 떨어지는 결과다.

남은 의혹

총격 위치에 대해 합조단은 박씨의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할 때 앞쪽에서 쐈을 경우 2시 방향, 뒤쪽에서 쐈을 경우 4시에서 6시 방향으로 추정했지만 정확한 방향은 추정해내지 못했다. 박씨가 어느 방향으로 서 있었는지, 초소 위치가 어디인지 정확히 확인이 안됐기 때문이다.

박씨의 이동경로도 밝혀지지 않았다. 언제 해수욕장 경계 펜스 모래 턱을 넘어갔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또 사물 식별실험 결과, 피격 추정 시간인 오전 5시 70m 거리에서 남녀 식별이 가능했지만 시력에 따라 차이가 있고 지형이 다른 곳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게 합조단 설명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합조단이 “박씨가 도주해 총격을 가했다”는 북한의 설명을 뒤집는 정황을 추가로 제시한 만큼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해명을 할지 관심이다. 물론 북한이 침묵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아 의혹은 계속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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