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의 간부들이 정보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대개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정보를 집중시키는 리더이다. 리더가 리더인 까닭은 필요한 정보를 모아서 자신이 판단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상부나 하부, 횡적 연관 부서에서 온 모든 정보를 본인의 머리에 저장해 둔다. 이를 바탕으로 혼자서 판단하고, 위에 보고하고, 아랫사람에게 지시한다.
다른 하나는 정보를 확산시키는 리더이다. 모든 정보를 집중시키되, 획득되는 대로 위로 아래로 넘겨준다. 리더가 할 일은 조직이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의 교차점이 되기 위하여 노력한다. 물론 자신이 판단해야 할 일은 스스로 판단한다.
당연히 정보 집중형의 리더가 운영하는 조직보다, 정보 확산형의 리더가 운영하는 조직이 더 활기가 있다. 대부분 더 나은 판단을 보장 받는다. 동일한 정보가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면, 회의 시간도 짧아진다.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만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보 집중형 리더는 정보야 말로 본인의 권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리더와 구성원들이 모두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그 즉시 리더의 권위가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한다. 리더만이 고급스럽고 비밀스러운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하 직원들은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고 여긴다. 때로는 상사에게도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공한다. 마음에 드는 상사에게는 고급 비밀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상사에게는 입을 다문다.
리더가 되어서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한다면 이런 리더는 공자가 매우 싫어하는 리더일 것이니, 공자가 말하기를 “사군이충”(事君以忠) 이라고 하였고, 여기서 말하는 “충”이란 “불은”(不隱) 즉 숨기지 않음이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윗사람에게 숨기고 말하지 않음이 있다면 윗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 확산형 리더는 리더의 역할은 최상의 판단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상의 판단을 위해서라면 정보가 균등하게 공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혹시라도 불가피하게 본인만 알고 있어야 할 정보가 있다면 매우 괴로워한다. 정보를 확산시켜 놓고, 상사와 구성원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대부분의 경우 기꺼이 조언해 준다. 구성원의 참여도는 말할 수 없이 높아진다. 때때로 리더로서의 권위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스스로 회의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단결과 일에 임하는 활기찬 모습이 그런 회의를 막아준다.
왜 어떤 리더는 정보 확산형이 되고, 어떤 리더는 정보 집중형이 될까? 이 차이는 리더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권한 이양의 전 단계가 정보의 확산일 터이므로, 권한의 이양을 통하여 조직을 활기 있는 것으로 만들 능력과 자신이 있느냐의 여부 혹은 권한 이양이 이루어진다 하여도 리더가 여전히 조직의 코치 혹은 맏형 역할을 할 수 있느냐 하는 자신감, 능력 이런 것의 유무가 정보를 대하는 리더의 시각 차이를 드러내는 듯 하다.
현대는 인터넷의 시대이다. 모든 개인은 제 각각의 정보로 무장되어 있다. 시대의 흐름이 이럴진대, 모든 정보를 혼자서 움켜 쥐고도 조직을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그는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다. 개인이 정보화되어 가고 있는 시대에는 리더가 그 선봉에 서는 것이 현명하다.
김연신 한국선박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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