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권위 있는 여론조사 기관 중 하나인 갤럽의 ‘100일전 조사’를 바탕으로 한 예상대로라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 백악관에 입성할 주인공은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갤럽이 대선 100일전인 26, 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의원은 8%포인트 차이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을 앞섰다.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갤럽이 대선을 100일 앞둔 시점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자신을 보이는 이유는 1960년 이후 실시된 열세번의 조사 결과 열한번이나 예측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100일전 판세가 대부분 최종 당락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갤럽의 ‘100일전 조사’가 실제 대선 결과와 달랐던 때는 민주당 존 F 케네디가 당선된 1960년과, 공화당의 아버지 조지 부시가 당선된 1988년 두번 뿐이다. 케네디 후보는 100일전 조사에서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6%포인트 뒤졌으나 대선에서는 0.1%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아버지 부시 후보는 100일전 조사에서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에게 17%포인트 차이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대선에서 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나머지 열한번의 대선에서는 갤럽의 100일전 조사 결과가 실제 당락과 일치했는데 1968년 리처드 닉슨 후보가 민주당 허버트 험프리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을 때 갤럽 예측이 실제 결과와 가장 근접했다. 당시 100일전 조사에서는 2%포인트 차이였으나 실제로는 1%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4년 100일전 조사에서 민주당 존 케리 후보와 동률을 기록하고도 실제 대선에서 3%포인트 차이로 승리, 재선에 성공한 것도 근접한 수치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오바마 의원에게 희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오바마 의원이 높은 대중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 매케인 의원과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하는 현상을 의아하게 여기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10만명 이상이 모이는 기록적인 군중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나 여론조사에서는 평균 5%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앞설 뿐이다.
이를 두고 오바마 의원의 인기에 거품이 있고 공화당 진영에 숨은 지지층이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오바마 의원의 중동 및 유럽 순방 효과와 관련해서도 순방 이전 보다 매케인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가 커졌다는 조사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격차가 줄었다는 조사도 나오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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