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31일 만나 가벼운 ‘잽’을 주고 받았다. 강 대표가 신임 인사를 하기 위해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로 박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두 사람은 18대 총선 때도 ‘대리전’을 치렀었다. 박 대표가 강 대표 지역구인 경남 사천을 찾아 이방호 전 의원의 지원 유세를 했던 것. 그래서인지 강 대표는 여권의 실정을 걸어 박 대표를 쉼 없이 공격했고, 박 대표는 방어하는 모양새였다.
박 대표가 이날 먼저 “강 대표가 유명해졌는지 혼자 힘으로 정국을 완전히 리드한다”고 묘한 뉘앙스의 덕담을 건넸다. 강 대표는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못해서”라며 정색하고 맞받았다. 박 대표가 “정치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길게 봐야지 빨리 평가하는 게 아니다”고 응수하자 강 대표는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고 했는데 시작부터 실정을 하니 국민 걱정이 많다”고 물어서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제 국민이 걱정을 안 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독도 표기 원상복구) 결단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고, 국민이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독도 문제로 어제 주한 미국대사관 앞으로 찾아 가 ‘부시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오느냐’고 고함도 쳤다”며 굽히지 않았다.
박 대표는 다시 “부시 대통령의 결단엔 이 대통령과 쌓아 온 동맹적 우의가 바탕이 됐을 것이다”라며 “너무 긁지만 말고 좋은 말씀을 해 달라. 너무 긁으면 나도 아프다”고 부드럽게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행정부를 견제하라고 국민이 입법부를 뽑은 게 아니냐”고 일축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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