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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안하니만 못한' 주미대사관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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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안하니만 못한' 주미대사관 해명

입력
2008.08.0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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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독도 영유권 표기 변경 문제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이 29일(현지시간) 슬그머니 늑장 대응 비판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다. 해명의 요지는 언론과 재미동포 교수로부터 사전에 유사한 제보와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오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진 이 해명에는 당시의 제보가 독도의 지위를'주권 미지정 지역(Undesignated Sovereignty)'변경하려는 미측 의도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적시한 것도 아니라는 변명도 되풀이됐다.

주미 대사관측이 뒤늦게 해명 종합판을 내놓은 저간의 사정을 알기는 어렵지만 이 해명 자체도 대사관 관계자들의 안이한 자세를 또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을 뿐이다. 주미 대사관에 대한 비판은 제보가 있든 없든, 대사관측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못하고 한국이 뒷북이나 치고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언론뿐 아니라 재미 동포사회까지 나서 독도 문제에 대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때에 대사관측이 필요하고도 적절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렇게 어처구니없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비판은 더욱 가혹해질 수밖에 없다.

이 비판은 미국의 한인 동포들 사이에서 "대사관 직원들은 일을 찾아서 하지 않는다",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을 접대하는 것이 대사관 업무의 반"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불충분한 의사소통'이나 '오해'의 뒤에 숨을 문제가 아니다.

대사관측은 해명에서 제보를 받았던 공사급 고위 관계자의 실명을 밝히고 있는데 이것이 어느 한 사람에게 책임을 몰아가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 또한 언어도단이다. 대사관측은 쓸데 없는 해명 보다는'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일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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