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유치를 성장의 새 동력으로 삼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복안과는 반대로, 올 들어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순유출)를 기록한 FDI는 2분기에도 유출 폭을 늘려 상반기 기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을 인수(M&A형 투자)하거나 국내에 사업체나 공장 등을 차리는(그린필드형 투자) 형태의 투자를 뜻하는 FDI는 1분기 –6억7,000만달러에 이어, 2분기에도 –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전체로 –8억9,000만달러의 순유출 상태를 보인 것이다. FDI가 순유출 상태라는 것은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여오는 투자금보다 회수해 나가는 자본이 더 많다는 뜻이다. 상반기 FD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FDI 순유출은 이미 예고됐었다. FDI 순유입 규모는 2000년(92억8,000만달러)을 정점으로 지난해(15억8,000만달러)까지 계속 줄어들었다. 많은 외국 자본이 외환위기 직후 대거 인수했던 기업이 차츰 정상화되자 되팔아 나갔기 때문이다. FDI가 늘려면 대신 그린필드형 투자 유입액이 크게 늘어야 하지만 유출액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높은 부동산 가격과 임금 등 고비용 구조에 잦은 노사분규, 각종 규제 등이 투자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경제연구소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외국 자본이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자금 회수 과정에서 직접투자 부문까지 줄였다는 것은 한국의 투자 매력도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연구ㆍ개발(R&D)이나 서비스업 경쟁력 등을 높여 고용과 기술 파급효과가 큰 질적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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