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극단주의 폭력세력을 키우는 환경을 근절하기 위해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새 국가방위전략 보고서를 채택했다.
31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게이츠 장관이 지난달 승인한 새 국방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보고서는 ▦미군이 다른 국가들과의 재래식 전투에 집중하기보다는 비정규전 능력을 완벽히 습득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잠재적인 적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두 나라와 협력관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중심전선이지만 냉전시대 공산주의와의 대결보다 더욱 복잡하고 다양화된, 산발적이고도 다차원적인 전선에서 이뤄지는 분쟁들을 주시해야 한다”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승리하더라도 극단주의에 대한 미국의 ‘장기전'(Long War)’을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장기전’ 개념은 전임자인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 시절 나온 개념이지만 당시는 선제공격에 중점을 둔 것이었지만 게이츠 장관의 ‘장기전’은 극단주의 세력을 키우는 환경을 없애기 위한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고서는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파트너들이 자국을 방어하고 통제하는 것을 얼마나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언급해 폭력사태의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군사적 조치 외에 이해 당사국의 경제개발, 지역 협력 등이 보다 중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츠 장관은 보고서에서 이란과 함께 북한을 ‘국제질서의 위협’ 요인으로 지목하고 미국이 이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잠재적 위협’을 경고하며 미국이 양국과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인도는 “경제ㆍ군사적 능력과 소프트파워를 점점 더 갖춰가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더 큰 책임을 맡기를 희망한다”고 해 인도와의 협력이 최우선 순위로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제프 모렐 국방부 공보관은 보고서 내용은 게이츠 장관이 그 동안 해왔던 발언의 핵심을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국가방위전략은 게이츠가 2006년 장관으로 취임한 뒤 구상해온 국방전략의 핵심을 다룬 것으로 미국이 국적을 초월하는 복잡다단한 적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군사적 자산과 '소프트 파워'를 겸비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임기 말의 국방장관이 포괄적인 국방전략을 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비정규전을 강조하는 게이츠 장관의 새 전략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의 대변인인 존 커비 대령은 “합참이 독자적으로 국가군사전략(National Military Strategy)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유석 차장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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