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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 서울시 교육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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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 서울시 교육의 미래는

입력
2008.07.3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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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시민의 손으로 직접 뽑은 서울 교육의 수장이 가려졌다.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공정택(74) 후보의 당선으로 서울의 교육 정책은 큰 변화 없이 현행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자율’과 ‘경쟁’에 가속도 불을 듯

현 교육감인 공정택 후보의 당선은 이명박 교육 정책의 ‘순항’을 의미한다. 공 당선인의 교육 철학이 ‘자율’과 ‘경쟁’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코드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일단 학교 현장의 혼란이나 교육 정책의 대폭적인 방향 전환은 없을 전망이다. 공 당선인이 내건 주요 공약들은 그가 교육감 시절부터 일관되게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의 ‘개정판’이나 다름없다. 이미 도입이 확정된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거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론에 좀 더 비중을 뒀을 뿐이다.

공 당선인은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경쟁을 통한 ‘학력 신장’이 중심 축이다. 그는 1년 10개월의 임기를 ‘학력신장 정책의 완성’으로 규정했다.

방법도 정공법을 택했다.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 중인 학업성취도 평가를 초ㆍ중ㆍ고교로 전면 확대ㆍ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성적만능주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학생 개인의 학업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모른다면 실력 향상도 요원하다는 이유에서다. 공 당선인은 “공교육을 통해 학력 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어야 사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는 강남ㆍ북간, 부유층과 저소득층의 계층간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한 맞춤식 학습을 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성적과 학습의욕, 진로 등을 두루 반영한 학생 중심의 다양한 수업을 전개해 논란에 쐐기를 박겠다는 것이어서 사실상 시행을 기정사실화했다.

● 학교선택제 시행 가시권

교육 소외계층에는 ‘집중과 선택’ 방식이 적용된다. ‘교육격차 특별지구’를 만들어 지원을 확대하고, 학업 수준이 떨어지는 학교에는 우수교사를 집중 배치해 ‘상향 평준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공교육 강화를 위해 공 당선인이 심혈을 기울인 또 하나의 야심작은 ‘학교선택제’ 도입이다. 밑그림은 이미 그려져 있다. 2010년 고교에 진학하는 현행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거주지에 관계없이 서울 전역의 고교 중 2곳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학군별 배정비율 등 세부 조율만 남겨두고 있어 계획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 설립 등 학교 다양화 정책들도 시범대상과 예산확보 방안 등 구체적인 시행 절차가 마련돼 있다. 영어 공교육은 수업 시수 확대와 함께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초ㆍ중ㆍ고 모든 학교에 배치해 영어 교육의 틀을 실용 영어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교직 사회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시범 실시 중인 ‘교원평가제’는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모든 학교에서 전면적으로 실시된다. 성적조작, 금품수수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교사를 교단에서 퇴출시키는 대신 우수교원은 수당과 승진 등에 가점을 주는 성과주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계획이다.

● 반대세력 보듬는 게 관건

공 당선인의 재선 성공은 사실상 ‘평준화의 해체’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의 반발이 가장 큰 부담이다. 전국교직원노조 등 평준화와 형평성 교육을 중시하는 세력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이들을 어떻게 다독여 동반자로 끌어들이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학교선택권 확대나 학력평가 강화 방안들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력’이 있어 공 당선인의 리더십이 새삼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1월로 예정된 차기 전교조 위원장 선거에서 강경 노선의 집행부가 들어설 경우 공 당선인 재임 기간 내내 첨예한 대립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1년 10개월에 불과한 ‘짧은 임기’도 공 당선인 입장에서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기 교육감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그가 공약 완성에 집착해 무리수를 두게 되면 부작용과 함께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할 게 뻔하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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