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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믿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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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믿읍시다

입력
2008.07.3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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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소비자가 기가 막혀’를 통해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전복죽’에 전복이 없는 걸 보았다. 전복 대신 골뱅이, 소라, 고등 등이 들어 있었던 거다. 워낙 조작과 연출이 심한 게 그런 류의 방송인지라 전적으로 믿기는 그렇지만 수긍할 만했다.

먹거리 가지고 장난치는 분들이 이틀이 멀다하고 뉴스에 나오는 나라, 그래서 국민은 먹거리에 대한 믿음이 태부족하다. (그러니 정부가 아무리 미국쇠고기 유통을 철저히 조처한다고 해도 아무도 안 믿는 것이고, 아니다 다를까 일찌감치 쇠고기 가지고 장난치는 분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겠다.) 그 믿음 없는 나라의 진정한 주인인 방송언론이 하신 말씀이니 어찌 아니 믿을 수 있겠나.

그동안 먹은 전복죽은 물론 일식집에서 먹은 모든 게 다 엉터리가 아니었을까 의심스럽다. 어디 먹거리뿐일까. 그 사기 친 상인들을 찾는 프로그램들이 한둘이 아니고, 그런 류의 방송을 접하면 믿을 만한 제품도 서비스도 사람도 없는 나라 같다. 그러나 아니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 몇 푼 더 벌겠다고 사기 친 분들은 극소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게 장사한 분들이 대다수라고 믿자. 그런 자포자기에서 우러나오는 믿음 없이는 뭘 먹고 살만한 상황이 아니잖은가.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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