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두뇌한국)21 사업을 추진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학술진흥재단은 “지식이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 나라가 인재를 키우면 인재가 나라를 키운다”는 말을 자주 한다. 대학에서 키워내는 인재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에서 한 해 2,7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사업이 생겼을 것이다.
지역대학의 교육학과에 몸담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이런 인식은 매우 반갑다. 우수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대학은 학생을 잘 키우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세계 100대 대학, 톱10 학과를 지향하는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학문 후속세대를 육성하는 중요한 기회를 BK21 사업이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부산대는 2단계 BK21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73개 주요대학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지원을 받는다. 학문이 돈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 재정지원은 대학원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인재 풀이 작은 지역 대학의 입장에서 이 사업은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이자 토대다.
하지만, 학생에 대한 재정지원은 사업의 시작을 의미할 뿐이다. 결과는 과정에 달려 있다. 교수와 학생이 체계적 프로그램에 의해 더 많은 연구, 더 좋은 연구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세계적으로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교수와 학생의 공동연구가 자연스러워지고, 해외학회에서 발표하는 것이 일상적인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우리 학과는 ‘국제화지향 교육혁신 전문 인력 양성사업단’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소재 대학들과의 국제적 연대를 통해 교육혁신 컨설턴트 인재육성 모델을 개발하고, 유네스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교류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E-러닝(learning)과 같이 교육이 수출상품이 되고, 우수한 전문 교육 인력들이 국제적으로 교류하는 현실을 사업에 반영한 것이다.
대학의 국제협력, 산학협력, 특성화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교육의 콘텐츠이다. 콘텐츠가 없으면 협력은 불가능하고 특성화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콘텐츠는 역사와 문화, 환경적인 요소가 작용하기에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부산대가 특성화하고 있는 항만물류는 서울소재 대학에서는 어려운 분야다. 마찬가지로, 지역의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서도 자신들만의 역사와 문화가 지켜지는 곳에서는 특성화가 가능하다.
BK21 사업이 잔잔하던 대학과 학계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러온 지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가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들과 대학의 연구 환경 개선이 그 증거다.
주철안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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