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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의 서열 작용? '냉혹한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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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의 서열 작용? '냉혹한 국제정치'

입력
2008.07.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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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최신호(7, 8월) 기고문에서 일본과 호주를 미국의 ‘아시아 민주 동맹’으로 규정했다.

한국에 대해선 한 수 낮은 ‘글로벌 파트너’로 표현했다. 미국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전략에 있어 한국이 일본보다 후순위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미동맹 강화에 목을 맸던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통탄할 일이었다.

이번 미국 지명위원회(BNG)의 독도 ‘주권 미지정 지역’ 표기 파문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이 독도 영유권과 관련해 중립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영유권 인정에서 중립 입장으로 후퇴한 것은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될 수밖에 없다. 미일동맹에 버금가는 한미동맹을 만들고자 했던 현정부의 어설픈 기대가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 앞에서 무너졌다는 지적이 많다.

사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 입장에서 일본은 한국에 비해 전략적 가치가 높은 나라였다. 1950년 미국의 동북아 방위선(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이 제외된 것부터 시작해 1990년대에도 “미일동맹은 미국의 아시아정책에서 요새(linchpin)”(동아시아전략보고서ㆍEASR)라고 할 정도로 미일관계는 한미관계에 비해 중시됐다. 여기에 참여정부가 미국과의 동등한 관계 정립을 외치면서 한미동맹 수위는 더 후퇴했다는 평가다.

새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을 외교의 제1목표로 세웠다. 4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미관계를 21세기 전략동맹으로 격상한다는 데 합의했다. 미국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할 필요성이 있었고,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할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현실은 냉혹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국익에 따라 독도 문제에서 뒷짐을 지는 형태로 일본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월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을 이야기하던 일본은 한국 정부의 거듭되는 자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7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독도 영유권 명기로 이 대통령의 뒤통수를 쳤다. 게다가 북한마저 ‘통미봉남’ 정책을 취하면서 한국 외교가 동북아에서 외톨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을 주문하고 있다. 박진영 부산대 정외과 교수는 “냉전시대에는 한미동맹이 중요했지만 다원화한 탈냉전시대에는 미국하고 잘 된다고 다 따라오는 게 아니다”라며 “중국 일본 아시아 상대 외교에서 독자적인 틈새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창희 인하대 정외과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 서로 한국 내에서 자기 입장을 강화하려고 경쟁하게끔 하는 게 우리 국익에는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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