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8집의 첫번째 싱글앨범 < SEOTAIJI 8TH ATOMOS PART MOAI>가 발매된 29일 오전 서울시내 대형 음반매장들은 오랜 만에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한 해 통틀어 10만장 팔리는 앨범이 손에 꼽을 정도로 극도의 불황을 겪어온 국내 음반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진풍경이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서울 광화문의 한 음반 매장 앞에는 서태지 팬들이 신보를 사기 위해 지하 계단에 몸을 의지한 채 100여m나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중학생부터 30대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서태지 팬들은 “4년 반 만에 만나는 서태지의 신곡을 앉아서 기다릴 수 없어 새벽부터 나왔다. 우리에게 이런 뮤지션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태지 팬들의 행렬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져 매장 계산대에서 20여분 이상 줄을 서야 앨범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핫트랙스 문정은 팀장은 “서태지 신보 덕분에 평소보다 매출이 3배 이상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29일 하루 만에 주문했던 물량이 다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서태지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싱글앨범의 초도 물량 10만장이 발매 당일에 모두 사전 매진됐다. 이는 2004년 서태지 7집 음반 발매 때의 ‘7만장 사전 매진’ 기록을 깬 것으로 서태지가 불황에 빠진 음반시장에 불을 댕기는 구원투수가 될 지 주목된다.
타이틀곡 ‘모아이(Moai)’를 비롯해 ‘휴먼 드림’‘틱탁’‘모아이 리믹스’ 등 총 4곡이 담긴 이번 앨범은 기존에 서태지가 보여줬던 얼터너티브 록, 하드코어 음악 등과는 다른 사운드와 색채로 꾸며졌다. 서태지는 전혀 새로운 장르인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를 창조했다고 밝혔다. 서태지 측은 “이스트 섬의 석상을 뜻하는 ‘모아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번 앨범에선 자연과 초자연, 미스터리, 음모론 등의 소재들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국적인 이미지가 강한 부드러운 퍼커션이 일렉트로니카 비트와 어울려 시작되는 타이틀곡 ‘모아이’는 서태지가 오지를 여행하며 느낀 감동을 녹인 곡으로 어렵지 않은 멜로디가 쉽게 다가온다. 인간의 존엄성과 미래의 경고를 담은 ‘휴먼 드림’도 아날로그 사운드가 전자음을 뒤따라 7집 이후 보다 대중적이 된 서태지의 음악적인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음모론을 얘기하는 ‘틱탁’은 앞의 두 곡보다 조금 강렬한 사운드와 독특한 코드 진행이 돋보인다.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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