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MBC TV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이 보도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관련 방송의 핵심적 내용이 의도적으로 편집됐고 광범위하게 오역(誤譯)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PD수첩 보도의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임수빈 형사2부장)은 29일 방송내용 가운데 의도적 편집과 오역 의혹이 제기된 19개 항목과 관련해 PD수첩 제작진에 해명을 요구하는 140쪽 분량의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다우너(downer) 소의 (59가지가 넘는) 다른 발생원인을 도외시하고 광우병만 부각시켰고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과 관련해서는 의도적 편집이 의심될 정도의 오역이 있었다”며 “MBC측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취재했는지를 알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우너 소 동영상 ▦아레사 빈슨의 사망 ▦광우병과 인간유전자의 관련성 등 크게 3가지 대목과 관련해 취재 원본자료의 제출을 요구했다.
검찰은 다우너 소 동영상과 관련, “(원본자료는) 다우너 소에게 행해지는 동물학대의 실태를 고발하면서 다우너 소의 유통문제를 지적한 것인데도 PD수첩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다우너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 내지 광우병 의심 소로 일방적으로 각인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자료를 제출하라”고 밝혔다.
또 방송 내용 중 ‘젖소(dairy cow)’와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charged with animal cruelty)’의 원문을 각기 ‘심지어 이런 소’와 ‘광우병 의심 소’로 오역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자료를 요청했다.
빈슨의 사망원인과 관련해서는 “당시 미국 언론은 빈슨의 사인에 대해 위 절제수술에 따른 후유증 및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 광우병), vCJD(인간 광우병), 뇌 산소 부족 등을 다양하게 제기했는데도 PD수첩은 vCJD 이외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편향보도 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관련자료의 제출을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MBC측이 자료를 준비하는 2주일 동안 기다려 보겠다”며 “명예훼손 혐의는 추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MBC는 검찰의 문제제기와 해명자료 요구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MBC 홍보심의국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통해 공식적인 대응이 있겠지만 검찰 질의에 대해 답변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영상 원본 테이프는 기존 방침대로 검찰에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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