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로 포장된 배우의 모습이 아닌 인간 이영미를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헤드윅> <지킬 앤 하이드> <밴디트> 등에서 시원한 가창력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호평을 받은 뮤지컬 배우 이영미(34)가 다음달 10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콘서트 ‘이영미, 더 세컨드 스텝’을 연다. 밴디트> 지킬> 헤드윅>
지난달 첫 콘서트 ‘허 소울 허 스토리’에 이은 두 번째 단독 무대로 자신이 출연했던 뮤지컬의 주요 넘버를 비롯해 ‘서머타임’ ‘린 온 미’ 등 팝송, 그리고 자작곡 9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아직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로만 저를 묶기에는 해 보고 싶은 게 많아요. 2년 전부터 노래로만 이어가는 저만의 무대를 갖고 싶었는데 주변에서도 권하기에 용기를 냈죠.”
1995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 대학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가수로 먼저 데뷔한 그는 벌써 9년째 뮤지컬 무대에 서며 인기 뮤지컬의 주인공을 도맡고 있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가슴 한편에 남아 있었다고 한다.
“뮤지컬은 아무래도 제 캐릭터와 극중 역할이 잘 맞아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니까 맡을 수 있는 역할에도 한계가 있더군요. 무대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는 그보다 훨씬 많은데 말이죠.”
앞만 보고 달려 온 만큼 그간의 경험을 팬들과 공유하며 서로 치유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콘서트 무대에 서게 된 이유다. 그가 작사ㆍ작곡한 ‘후회는 안 해’, ‘불안’ 등의 노래에도 그런 심리가 투영돼 있다. 98년 이아미라는 예명으로 1집 가요 앨범을 냈을 당시에도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던 그는 “지금이야말로 작곡에 욕심이 난다”고 했다.
“그 때만 해도 기획사에서 시키니까 하는 수 없이 했던 거라서요.(웃음) 창작이란 게 마음이 움직여서 해야 하는 거잖아요. 요즘 같아서는 음악 공부를 제대로 해서 뮤지컬 음악 작곡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노래를 만드는 작업이 재미있어요.”
두 번의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는 낮아짐을 배웠다고 했다. 혼자서 기획과 공연장 대관, 밴드 섭외까지 직접 맡아 꾸미면서 배우로 무대에 서는 동안 알 수 없었던 공연 제작 스태프의 노고를 깨달았다는 것. 그는 “인터뷰 시간에 늦지 않은 것도 콘서트 덕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콘서트 무대가 너무나 그리웠지만 그는 이번 콘서트 준비 과정에서 모든 노래에 혼신의 감정을 실어 부르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오히려 천생 뮤지컬 배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올 가을에는 올해 초 끝난 <밴디트> 이후 쉬었던 뮤지컬 무대로 복귀한다. 밴디트>
9월에는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인 뮤지컬 <록키호러쇼> 의 마젠타 역으로 돌아오며 배우 오만석의 연출 데뷔작인 뮤지컬 <즐거운 인생> 에 출연한다. <즐거운 인생> 에서는 이혼 경력에 사채 빚 독촉에 시달리는 시나리오 작가를 연기한다. 즐거운> 즐거운> 록키호러쇼>
“좋아하는 역할은 많지만 역시 제가 잘하는 캐릭터는 강해 보이지만 슬픔을 간직한 그런 인물인가 봐요. 밝은 성격보다는 어두운 인물이 연기하기도 편하고요. 원래 성격이 냉소적이어서 그런가?(웃음)”
재주도 많고 욕심도 많은 그의 최종 목표점이 과연 어디일지 궁금했지만 대답은 예상 밖으로 명료했다.
“글쎄,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 연극이나 영화에도 출연해 보고 싶고 콘서트도 계속 열 테지만 중요한 것은 딱 하나예요. 그 중심에 음악이 있어야 한다는 것. 어휴, 노래를 벗어나 사는 건 정말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요.” 공연 문의 (02)501-4793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