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원으로 꼽히던 석탄이 청정 에너지로 거듭난다.
28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석탄이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이라는 새 기법에 따라 신(新)재생에너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경부는 2012년까지 충남 태안에 석탄을 이용한 300㎿ IGCC 발전소를 건립, 2014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3년째 IGCC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2012년 이후 수명이 다하는 기존 화력발전소를 모두 IGCC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민간과 함께 추진 중인 IGCC는 석탄을 태워서 발전하는 기존 화력 발전과는 달리, 석탄을 고온고압의 가스화 기기에서 기체로 만든 뒤 가스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가스 정제를 통해 대기오염 물질인 황이나 질소 화합물을 제거해 대기오염을 줄이게 된다. 또 기화 작업에서 발생하는 열로 보일러를 가동해 증기가 발생하면 증기 터빈을 작동, 다시 한 번 더 전기를 뽑아낼 수 있다. 즉, 두 번의 발전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전기 생산 효율이 그만큼 높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IGCC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원 매장량 측면에서도 IGCC는 발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전 세계 에너지의 약 25%는 석탄, 35%는 석유가 점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영국의 정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예측한 채굴 매장량은 석유 40년, 석탄 147년 분이다. 석탄은 매장량이 많은 만큼 가격도 석유보다 싸다.
그만큼 석탄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에너지기구(IEA)가 2005년 발표한 ‘에너지기술전망 2050’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 수요량은 현재 34%에서 2050년 27%로 줄어드는 반면, 석탄이 25%에서 34%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석탄의 가장 큰 문제점인 대기오염을 줄이면서 생산 효율을 높이는 IGCC 방안을 적극 연구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IGCC를 이용해 원유와 유사한 합성석유를 생산, 수송 및 산업용 연료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IGCC의 전망은 밝다.
국내의 경우 지경부와 한국전력, 신재생에너지센터, 두산중공업 등이 2014년까지 약 6,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IGCC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이다. 우선 2012년까지 태안에 발전소를 짓고 시운전을 거쳐 2014년부터 발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센터 관계자는 “태안 IGCC 발전소의 발전 용량인 300㎿는 국내 10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라며 “800㎿인 일반 화력발전소보다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석탄 야적장부터 시작해 남아공처럼 합성석유까지 생산하려면 대규모 가공시설이 필요한 장치산업이라는 점. 그만큼 돈이 많이 든다. 그러나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관련 설비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센터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 등 석탄 보유국들에 수천 억원에서 수 조원 대의 플랜트를 수출할 수도 있다”며 “해외 진출이 불가능한 원자력 발전에 비해 해외 수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화력발전을 비롯해 IGCC에 쓰이는 석탄이 유연탄이라는 점이다. 국내 매장 석탄은 대부분 발전용으로는 부적합한 무연탄이다. 유연탄은 미국, 인도, 중국, 동남아 등에 많이 매장돼 있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선 플랜트 수출이 더욱 절실하다. 서민들의 연료였던 석탄이 이제 청정 에너지원 뿐만 아니라 산업발전의 역군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