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도의 첫 메달은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나왔다. 남자역도 미들급에서 김성집이 동메달을 목에 건 것. 그로부터 60년 뒤인 올해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역도는 유례없는 신화 창조에 나선다.
대한역도연맹이 내세운 이번 대회 메달 목표는 최대 5개. 구체적으로는 금메달 2개, 은 1개, 동 2개다. 목표가 달성된다면 한국역도의 역대 올림픽 메달 개수인 8개(금 1, 은 3, 동 4)의 절반 이상을 한 대회에서 수확하는 셈이다.
신기원을 향한 태극 역사(力士)들의 행진에는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5ㆍ고양시청)이 선두에 나선다. 한국역도 사상 첫 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장미란은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 4년 전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장미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합계 302.5㎏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눈앞에 뒀지만, 용상 3차 시기에서 자신이 든 무게보다 10㎏ 무거운 중량을 든 중국의 탕궁훙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탕궁훙은 바벨을 들고 몸을 완전히 정지하지 못했음에도 심판들은 실격 대신 합격 판정을 내렸다. 장미란으로선 땅을 칠 만한 상황이었다.
4년 뒤인 올해 베이징에선 아테네 때처럼 국민의 가슴을 졸일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도대표팀이 발표한 출전명단에는 강호 무솽솽(24)의 이름이 빠져있다.
우승을 보장할 수 없는 최중량급(75㎏ 이상)을 포기하고 금메달이 확실한 체급에만 주력해 중국의 종합 우승에 기여한다는 전략 때문이다. 무솽솽은 세계선수권에서 2005년부터 3년 연속 장미란과 같은 무게를 든 장미란의 최대 라이벌.
지난해 세계랭킹에서도 무솽솽은 장미란과 함께 공동 1위에 자리했다. 둘의 지난해 최고기록은 합계 319㎏. 랭킹 3위인 올하 코로브카(우크라이나)의 최고기록이 293㎏에 불과해 장미란의 금메달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미란뿐 아니라 윤진희(53㎏급) 또한 랭킹 1위 리핑(중국)의 불참으로 단숨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전병관 본지 해설위원은 “여자부에선 장미란 윤진희와 함께 임정화(48㎏급)도 메달권에 근접해 있다. 남자부는 이배영(69㎏급), 사재혁(77㎏급), 전상균(105㎏ 이상)의 동메달 이상 획득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인상 - 한번의 동작으로 바벨 머리 위로
역도(weight lifting)는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부터 정식종목에 포함될 정도로 역사가 깊은 종목이다. 당시 대회에선 개최종목이 레슬링, 사격, 사이클 등 9개에 불과했다.
역도가 인상(snatch)과 용상(clean and jerk)으로 구분되는 등 현재의 골격을 갖추게 된 건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부터다. 인상은 바벨을 잡은 뒤 다리를 벌리거나 구부리면서 한 번의 동작으로 머리 위까지 들어올리는 종목이고, 용상은 일단 어깨까지 바벨을 끌어올린 뒤 재차 힘을 모아 머리 위로 올리는 종목이다.
용상 - 어깨 위로 올린 뒤 다시 들어올려
각 종목에 최대 3번의 시기가 주어지고, 그 중 가장 좋은 기록이 반영된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인상과 용상, 합계로 나눠 각 종목마다 메달을 수여하지만, 올림픽에선 합계 기록만 따진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선 남자역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2명을 볼 수 없다. 올림픽 역도 사상 첫 4연패를 노리던 하릴 무틀루(35ㆍ터키)는 컨디션 난조로, 3연패가 기대됐던 후세인 레자자데(30ㆍ이란)는 부상으로 각각 출전을 포기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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