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의 해묵은 비리가 또다시 적발됐다.
감사원은 올 상반기 증권예탁결제원 감사 결과, 상급기관인 옛 재정경제부 직원들의 유흥비를 대신 결제해 주고 회사 동료들의 골프장 비용을 지불하는 등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한 직원 5명을 적발하고 징계처분 등 인사조치를 요구했다고 28일 밝혔다.
증권예탁원 A본부장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11차례 재경부 직원들과 유흥주점에서 양주를 마시고 술값 2,699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A본부장은 또 재경부 직원들이 회식비 수백만 원을 지원해 달라고 하자 법인카드를 아예 넘겨주거나 회식이 끝난 뒤 찾아가 대신 결제하기도 했다.
B본부장도 지난해 룸살롱 유흥비 47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 4차례에 걸쳐 재경부 직원들의 술값 776만원을 대납했다. 이런 방식으로 증권예탁원 직원들이 2005년부터 3년 동안 대납한 술값은 3,475만원에 달했다.
증권예탁원 직원들은 또 35차례 법인카드로 개인 유흥비와 내부 임ㆍ직원 유흥비 3,844만원을 결제하는가 하면 임ㆍ직원들과 136차례 골프를 친 뒤 비용 7,507만원을 법인카드로 지불했다.
감사원은 증권예탁원이 지난해 전 직원에게 1인당 18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모두 7억6,700만원을 지급했고, 2003~2007년에는 체육ㆍ문화행사 지원 명목으로 12차례 전 직원에게 21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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