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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다, 선정적 기사 쏟아내/ 옛 소련 관영지 '화끈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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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다, 선정적 기사 쏟아내/ 옛 소련 관영지 '화끈한 변신'

입력
2008.07.2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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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숨진 카자흐스탄 슈퍼모델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는 특파원에게 편집장은 다리가 좀 더 드러나는 노출 사진을 요구한다. 2차 세계대전에 푸틴 총리의 아버지와 함께 참전했던 퇴역군인이 훈장을 도둑 맞은 사건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특종을 꿈꾼다.

1912년 지하신문으로 창간된 뒤 옛 소련 공산당의 공식 기관지로 이름을 날린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가 선정적인 소재를 다루는 타블로이드 신문으로 변신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프라우다 등 러시아 신문들이 독자의 관심을 끌만한 떠들썩한 소재를 보도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라우다는 서구의 타블로이드 신문처럼 무능한 경찰, 부패한 공무원, 더러운 기차역 등 일상의 소재와 유명인사 관련 가십을 크게 다루고 있다. 당 노선을 설명하고 독자의 사상 통일을 꾀하던 무거운 기사는 지면에서 사라졌다. 실제로 프라우다는 최근 경찰의 이민자 폭행, 연쇄살인범, 범죄가 빈번한 기차역 등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블라디미르 선고르킨 편집장은 “세속적 접근 방식이 독자를 만족시키고 인터넷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는 법”이라고 밝혔다.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인지 프라우다는 매일 74만부를 찍어 경쟁지를 앞서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였던 모스코브스키 콤소몰레츠도 최근 가슴 큰 여성이 속옷에 숨긴 현금으로 경찰을 매수했다는 선정적인 보도를 내보내며 경쟁에 가세했다. 프라우다의 모스크바 지역 에디터 세르게이 포노마리요프는 “이제는 정치도 아니고 경제도 아니며 사랑이나 눈물 같은 소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라우다의 변신이 모두에게 환영 받는 것은 아니다. 글라스노스트 국방재단 창립자 알렉세이 시모노프는 “프라우다의 보도 행태는 독자가 정치나 사회문제 같은 기본 이슈를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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