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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지구 살리는 小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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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지구 살리는 小食

입력
2008.07.2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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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는 것, 즉 소식(小食)이 건강과 장수에 좋다는 얘기는 이제 상식이다. 국내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하나같이 소식을 하고 많이 움직인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세계적 장수지역으로 유명한 일본의 오키나와 노인들에 대한 조사 결과도 같았다. 소식은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필수 영양소를 고루 갖춘 소박한 식사를 의미한다. 문제는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천히 오래 씹으면서 식사하면 포만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식사량을 줄이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 쥐와 원숭이 등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소식이 노화를 지연시키고 수명을 늘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코엔 박사팀의 실험에 따르면 30% 정도 덜 먹은 원숭이가 더 젊고 활력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팀은 소식이 활성산소 발생을 줄이고,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효소도 많이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고 암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다. 미 세인트루이스 대학 연구팀은 열량 섭취를 줄이면 노화를 촉진하는 특정 갑상선 호르몬 T3 분비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 요즘 광우병 파동 등을 통해 관심이 높아진 먹을 거리 안전 차원에서도 소식이 필요하다. 곡물과 채소 생선과 육류 할 것 없이 농약과 중금속, 항생제 오염으로부터 안전한 게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골라 먹고 유기농 제품 등 비싼 식재료를 찾는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는 현실이다. 결국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은 적게 먹는 수밖에 없다. 안전하지 않은 식품을 꾸역꾸역 먹으면 소화기관은 소화기관대로 혹사 당하고, 과영양 문제에 체내 오염 물질 축적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 현대인들이 적게 먹어야 할 이유에 또 한 가지가 추가됐다. 미국의 온라인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23일자에서 소식이 식량가격 폭등, 고유가, 지구 온난화 등 지구촌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라는 미 코넬대 연구진의 주장을 소개했다. 미국인의 하루 평균 섭취 열량은 3,747 ㎉로, 권장량보다 1,200㎉이나 많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연료의 19%는 식료품 생산 및 운송에 사용되는데, 적게 먹고 생산에 에너지 소모가 작은 식품을 먹는다면 막대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내 건강과 장수만이 아니라 지구의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도 소식을 해야 한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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