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스크린에 거대한 ‘흥행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성공시대를 열었던 <미이라> 시리즈. 2001년 전 세계서 4억 2,870만 달러(약 4,300억원)를 벌어들인 <미이라2> 이후 7년 만에 귀환한 <미이라3:황제의 무덤> 은 얼마나 달라졌으며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 미이라3:황제의> 미이라2> 미이라>
결론부터 말하면 <미이라3> 는 속편의 귀환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를 무너뜨리지도, 전작에 실망했던 관객들을 더욱 절망 시키지도 않을, 전형적인 ‘팝콘 무비’다. 미이라3>
막 리노베이션을 마친 건물처럼 영화의 외관엔 변화가 많다. 이집트를 배경으로 파라오의 미이라가 등장했던 1,2편과는 달리 중국이 밑그림으로 깔린다. 주인공들이 죽도록 고생하며 제거해야 할 목표물도 고대 중국 황제의 현신으로 대체됐다.
출연 배우에도 변화가 있다. 영민한 말썽꾸러기 아들 알렉스는 그새 건장한 청년 고고학자로 변모했다. 고고학자인 주인공 릭의 아내 에블린 역을 도맡았던 레이첼 와이즈의 얼굴도 볼 수 없다. 대신 액션에 더 방점을 찍을 만한 얼굴과 몸매의 마리아 벨로가 에블린을 연기한다.
여전히 젊고 건강한 외모로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릭 역의 브렌던 프레이저와 물욕에 눈이 먼 에블린의 오빠 조나단 역의 존 한나가 그나마 시리즈의 연속성을 잇는다.
이야기는 다소 복잡하지만 전개는 단순하다. 진시황이 분명한, 그러나 영화에선 명확한 이름이 거명되지 않는 고대 중국의 한 황제(리롄제ㆍ李連杰)가 1947년 중국의 군벌에 의해 부활한다. 황제는 진흙 병사인 병마용을 불러내 세상을 평정하려 하고 릭 일행은 이에 맞선다.
온갖 맛을 내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갖지 못한 잡탕밥과도 같은 이 영화의 주재료는 액션. 주인공들은 연골이 나가고 뼈가 으스러질 만큼 내던져지고 얻어 맞지만 전혀 굴하지 않는다. 산을 삼킬 듯한 대형 산사태도, 영생을 얻으며 머리 셋 달린 용으로 변신한 황제도 이들의 대항 앞에선 힘을 잃는다.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을 지렛대로 삼은 가족애와 알렉스의 풋풋한 사랑은 이 황당무계한 액션의 밍밍한 맛을 보완하기 위해 첨가된 일종의 감미료. 전설의 낙원 샹그릴라의 그윽한 풍경과 히말라야 설인(雪人)도 이 잡탕밥의 맛을 위해 희생한다.
궁금증 하나. 베이징올림픽으로 상징되는 올해를 중국의 해로 여기는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시황제를 절대악의 상징으로 묘사한 이 영화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스텔스> 등의 롭 코헨 감독. 원제 . 30일 개봉, 12세 관람가. 스텔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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