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힌두ㆍ이슬람교도 간 갈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연쇄폭발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인도 전역이 테러 위협에 휩싸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최대도시인 아마다바드의 번화가에서 26일 16건의 연쇄 폭발이 일어나 최소한 45명이 사망하고 16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가운데 생명이 위중한 이들이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인 25일에도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남부 도시 방갈로르에서 8개의 폭탄이 연쇄적으로 폭발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 당했다. 올 들어 테러 사망자의 수는 급증해 1993년 뭄바이 연쇄테러 이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아직 배후 단체를 찾지는 못했으나, 주로 자전거에 실은 짐이나 도시락 등으로 위장한 폭탄을 사용하는 등 수법이 동일한 것으로 보아, 두 건의 폭발을 동일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인도 내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끊임 없이 폭탄테러가 발생했으며, 그 때마다 정부는 이슬람 무장 단체의 소행임을 의심해 왔다. 이번 폭발을 두고도 정부측은 '인도 무자헤딘' 그룹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라자스탄주의 관광도시 자이푸르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이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사고로는 80여 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부상당했다. 이번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이들 단체는 인도 케이블 방송인 CNN-IBM 등 TV 방송국에 이메일을 보내 "알라의 이름으로 인도 무자헤딘은 다시 공격에 나서라. 5분 후부터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라. 죽음의 공포를 느껴라"고 선포했다.
또한 이들은 이메일의 제목을 "구자라트의 복수를 위해 5분만 참아라"고 적고 있어, 혐의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구자라트는 2002년 힌두ㆍ이슬람 간 충돌로 이슬람 교도 1,000여 명이 사망한 지역이다.
최근 연쇄 폭발은 뿌리 깊은 인도 내 힌두ㆍ이슬람 간 종교 갈등에 다시 불을 붙여, 가깝게는 2002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02년 구자라트에서의 이슬람인 살상은, 기차 화재 사건으로 힌두교도 60여 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힌두 과격주의자들의 보복성 행동이었다. 아마다바드는 구자라트의 수도로 이슬람 문화와 힌두 문화가 절묘하게 결합된 아름다운 사원이 즐비한 것으로 유명하다.
AP통신은 27일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1947년 독립한 이후부터 힌두ㆍ이슬람 간 갈등이 늘 존재해 왔다"며 "당국은 이 사실을 공식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슬람 무장 단체들은 현재 인도 인구 중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을 자극하려 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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