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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테마株' 테마는 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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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테마株' 테마는 사기였다

입력
2008.07.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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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이른바 ‘재벌 테마주’의 실체가 속속 파헤쳐지고 있다. 재벌 테마주의 주역이었던 재벌 2,3세들 중 상당수는 “선진 경영기법을 펼쳐보이겠다”던 공언과 달리 극히 후진적인 구태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 욱)는 27일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두산그룹 4세인 박중원(40)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는 지난 7일 구속기소된 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33)씨 등과 함께 재벌 테마주 열풍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지난해 3월 뉴월코프 지분 3.16%를 사들이며 경영권을 인수한 그는 이후 지분율을 6.88%까지 올렸지만 사업 차질과 유상증자 무산 등으로 인해 12월 경영권을 내놓았다. 박씨는 이 회사에 총 74억원을 투자했다가 61억원에 경영권을 넘겨 손해를 본 것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대차대조표에 불과했다.

검찰은 박씨가 뉴월코프를 경영했던 8개월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이뤄질 수 있는 대부분의 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결론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증권거래법상의 사기적 부정거래, 허위공시, 신고의무 위반을 비롯해 특경가법상의 횡령과 배임, 형법상의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분식회계) 위반 등 무려 7가지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범죄는 경영권 인수 단계에서부터 시작됐다. 박씨는 인수 자금을 스스로 조달했다고 공시했으나 조사 결과 그의 자금은 거의 투입되지 않았다. 인수 이후에는 회사를 사금고처럼 이용했다. 그는 100억원 이상의 회사 자금을 빼내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말 감사를 앞두고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돈을 빌렸다가 갚은 것처럼 분식회계를 한데 이어 이 돈을 다른 회사 인수대금으로 법무법인에 기탁했던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또 미국의 한 회사를 인수한다는 명목으로 70억~80억원 정도의 자금을 빼내 회사에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자금 역시 개인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용처를 확인중이다.

검찰은 공범의 존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금 출처 및 사용처를 추적하는 한편, 뉴월코프 주가가 2,000원대에서 1만4,000원대까지 치솟은 배후에 작전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씨가 횡령액을 일시적으로 메우기 위해 도박판 최대전주 최모(구속기소)씨에게 100억원 이상을 빌렸다는 첩보 내용도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한국일보 6월21일자 8면 보도)

검찰은 이에 앞서 허위공시로 주가를 올린 뒤 1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본호 레드캡투어 대주주를 구속기소했으며 현재 3,4명의 재벌 2,3세들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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