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를 진압할 때 시위대를 폭행하라는 지시를 상급자로부터 받았다고 폭로(본보 26일자 9면)했던 이길준(25) 이경이 27일 전의경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양심선언을 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2박3일의 특별외박을 끝낸 이 이경은 부대복귀를 거부했다.
서울 중랑경찰서 소속 이 이경은 이날 저녁 서울 신월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경으로 근무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가 권력에 의해 원치 않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저를 억압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로 저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이경은 "방패를 들고 시민들 앞에 설 때, 폭력을 가할 때, 그런 명령을 거부할 생각을 못하고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힘든 시간 동안 도피를 모색했지만 더 이상 도피는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양심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올 2월 의경으로 지원 입대한 이 이경은 당초 지난 25일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부모의 만류로 취소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이덕우 변호사,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참석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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