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경영전략의 기본임에도 실천이 쉽지 않은 ‘불황기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유가발(發) 경기 침체에도 불구, 경기 활황에 대비한 ‘미래 경영’을 체질화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18일 포항제철소에서 연 200만톤 생산 규모의 제강공장을 착공했다. 이어 23일에는 연 200만톤 규모의 후판(두꺼운 철판)공장 건설에 들어가 2011년부터 연 725만톤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후판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원료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공격적이다. 올해 4월 2억달러를 투자해 남아프리카의 망간 광산 지분 13%를 인수, 연간 필요량의 25%(13만톤)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앞서 2월에는 고급 철강재 생산에 필수 부원료인 몰리브덴 확보를 위해 미 네바다 마운틴 호프의 광산개발 사업에 참여, 연 생산량의 20% 구매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달에는 호주 석탄업체 지분 10%를 확보한 데 이어 세계 철강업체 최초로 니켈 광산 개발사용권을 확보, 연 사용량의 50%(연 3만톤)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현대제철도 2011년 연 800만톤의 쇳물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 건설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총 5조8,400억원의 제철소 건설 투자비 중 올해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 달에 두세 번 당진제철소 건설현장을 다녀올 정도로 관심이 큰 그룹의 핵심 사업이다.
현대제철은 고환율 탓에 수입설비 투자비가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당초 예정대로 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총 1,850만톤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동국제강은 올 연말 착공 예정인 브라질 제철소 건설에 총 5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조선용 후판 수요 증가를 고려해 충남 당진에 연 150만톤 규모의 후판공장도 짓고 있다. 또 신(新)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군인공제회와 함께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내년 완공을 목표로 중앙기술연구소도 짓고 있다.
동부제철도 김준기 그룹 회장이 “40년 만에 꿈을 이뤘다”는 전기로(電氣爐) 제철소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제강은 지난달 부산에 전기로를 완공했고, 한국철강은 단조용 전기로를 증설 중이다. 또 세아베스틸은 이달 특수강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전기로 공장을 건설키로 결정했다.
김종재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지금 같은 경기 침체기에 투자를 늘린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은 경기 확장국면에 들어갈 경우 뚜렷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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