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스와질란드의 산악지역 카풍아. 사방에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산 뿐인 이 곳에는 태극기와 스와질란드 국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 바로 유치원과 보건소, 에이즈환자 쉼터, 여성 직업교육센터 등 지역 주민을 위해 김혜심(63ㆍ여)씨가 운영하는 복지시설의 존재를 알리는 표식이다.
원불교 교무인 김씨는 스와질란드 수도 음바바네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한 해발 1,100m의 오지에서 10년째 주민들과 고단한 삶을 공유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를 ‘꼬꼬(할머니) 킴’로 부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년간 봉사활동을 벌이던 김씨가 스와질란드와 인연을 맺은 때는 1999년 7월. 카풍아 지역에 땅 4,600평을 무상 불하받은 뒤 사단법인 ‘아프리카 어린이 돕는 모임’의 재정지원 속에 이듬해 1월 유치원을 설립했다.
100평 크기의 허름한 건물이지만 스와질란드에서는 보기힘든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췄다. 그 해 9월 이 유치원을 방문한 음스와티 3세 국왕은 ‘엥콩과네니(최고) 유치원’이라는 이름을 하사하며 김씨를 격려했다.
김씨는 “직접 목격한 아프리카의 현실은 매스컴을 통해 접하던 것보다 훨씬 비참했다”면서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자라면 아프리카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앙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딴 뒤 소록도에서 7년여 간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헌신의 삶을 살다가 1983년부터 원광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이후 1992년부터 3년여 간 원광대 약학대학장을 지낸 뒤 훌쩍 사표를 내고 1995년 2월 아프리카로 건너왔다.
음바바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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