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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컬러링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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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컬러링의 정치학'

입력
2008.07.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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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은 휴대폰 컬러링(통화 연결음)으로도 ‘정치’를 한다. 컬러링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기도 하고 이미지 관리용으로도 쓴다. 어떤 컬러링을 설정할지를 두고 보좌진과 회의를 하기도 한다. 민주당보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컬러링에 신경을 쓴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컬러링은 가수 태진아의 <동반자> . 지난해 당 대선후보 경선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동반자가 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골랐다고 한다. 그는 25일 “두 사람이 동반자가 되는 날까지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의 컬러링은 인순이의 <거위의 꿈> 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박 전 대표의 승리를 만들겠다는 꿈”이라는 뜻이다. 같은 당 정양석 의원은 최근 보좌진과 회의 끝에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을 선택했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를 하자”는 취지다.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17대 국회 때부터 <희망의 나라로> 를 쓰고 있다. 홍 원내대표의 부인도 같은 컬러링을 쓴다. 김 의원은 “국민이 더 이상 정치에 절망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애국 메시지’를 위한 컬러링도 많다. 한나라당 김정권 공보부대표는 “애국심을 고취시기기 위해 <조국 찬가> 를 골랐다”고 했다. 이혜훈 의원과 이방호 전 의원은 몇 년 째 <애국가> 를 쓰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의 컬러링은 재즈 연주곡 <필 소 굿> 이다. 그의 팬클럽 이름이 ‘남경필’의 ‘필’을 딴 ‘필 소 굿’이다. 오페라 등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조윤선 대변인은 영화 <여인의 향기> 에서 알 파치노가 탱고를 출 때 배경음악이었던 를 선택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에 나오는 를 쓴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컬러링은 미국 팝 가수 에이브릴 라빈의 <스케이터 보이> . 아들이 좋아하는 게임의 주제곡이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퍼햅스 러브> 는 그의 남편이 선물한 것이다. 같은 당 김효석 의원은 전화를 거는 사람이 시원해지라는 뜻에서 슈베르트의 <숭어> 를 택했다. 박은수 의원의 컬러링은 그룹 자우림의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이다.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이 영화 <클래식> 의 주제곡인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을 고른 것은 주연 배우인 손예진의 팬이어서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클래식파다. 박희태 대표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 , 안경률 사무총장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을 컬러링으로 쓴다.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컬러링이 없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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