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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독도 대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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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독도 대한봉

입력
2008.07.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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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2호 위성이 찍은 독도 사진이 눈길을 붙든다. 나란한 바위섬 2개가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있다는 인식과 달리, 크고 작은 부속 섬을 거느린 품이 제법 넓고 당당하다. 낯설 정도다. 실제 독도의 주된 섬 서도와 동도는 넓이가 각각 8만9,000㎡와 7만3,000㎡, 둘레는 2.6km와 2.8km에 이른다. 높이도 서도는 168m, 동도는 98m나 된다. 부속 섬과 암초 89개 가운데 수면 위로 솟은 것만 37개다. 450만년 동안이나 거센 파도와 비바람을 견뎌낸 장한 섬이 세상의 소란스러운 다툼에 시달리는 모습이 애틋한 느낌마저 든다.

■일본의 허튼 수작에 맞서 정부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이미 해오던 자연생태계와 어업실태 및 수산자원 조사 등에 더해, 해저광물자원 조사와 정주(定住)마을 조성 및 해양종합기지 건설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목청 높여 일본을 비난하고 주일 대사를 소환한 외교 조치보다 오히려 적극적인 대응이다. 전투경찰 대신 해병대를 주둔시켜야 한다는 강경론자들은 불만일지 모르나, 해양기지 건설 등은 군사적 대치를 부를 수도 있다. 얼마나 단호한 의지로 실행할 수 있을지, 사회가 함께 차분하게 헤아릴 일이다.

■실효적 지배의 의미는 유효하게 점유하고 구체적으로 통치, 지배권을 확립하는 것이다. 섬의 영유권 분쟁에 관해 국제법적으로 확립된 판례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평화적인 주권 행사’를 뜻한다. 그 구체적 증거로 국제협약 문서 등과 등대 건설 및 유지, 수로 표지 설치, 인구 조사, 행정조직 보고서, 세금 징수 등이 인정됐다. 언뜻 사소한 행정적 관리 실적이 중요하다. 뜻밖에 지도는 법률문서에 부속된 게 아니면 별 가치가 없다. 독도 문제에 요란하게 떠든 것들과 거리가 있다. 분쟁 없이 평온하게 관리한 증거가 얼마나 축적됐는지가 핵심이다.

■무작정 애국적 구호를 외치기보다 평화적 관리기록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며칠 전 언론에 소개된 민간 지도제작사의 독도 ‘이름 붙이기’는 값진 노력이라 할 만하다. (주)동아지도(www.map4u.co.kr)는 서도와 동도의 최고봉은 대한봉과 일출봉으로, 부속 섬은 큰물개바위 상장군바위 부채바위 등으로 일일이 이름 붙인 지도를 내놓았다. 아무런 표지 없는 위성사진에 비해 천장굴 배석진굴 등 섬 구석구석을 안내한 지도는 정겨울 정도다. 간접광고 시비를 무릅쓰고, 이 지도를 한번 살펴보기를 권한다. 나는 독도를 새롭게 느꼈다.

강병태 수석 논설위원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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