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의 경기 침체가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본사기준)에 매출 18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8,900억원을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의 경우 높은 환율 덕분에 전분기 대비 6%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세계 시장 경기 둔화와 유가 급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분기에 비해 12% 하락했다.
LCD와 반도체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원가 절감 노력이 빛을 발하며 개선된 실적을 창출해 낸 반면 디지털미디어는 가격 경쟁 심화 및 재료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휴대폰 부분에서도 선진시장에서의 수요 침체 여파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이 감소했다.
각 사업부문별 2분기 성적표를 살펴보면 LCD는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선전했다. 1분기에 비해 대형 패널 출하량이 2,540만대로 11% 증가하고 TV 패널도 500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매출도 9% 늘어난 4조7,100억원을 기록했다.
원가 경쟁력을 강화시킨 반도체 분야에서도 주력 상품인 D램 68나노와 낸드플래시 51나노 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반도체 제품 불량율을 감소시키는 수율 개선의 노력으로 매출 4조5,8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달성해 전분기 대비 각각 4%, 38%씩 신장세를 보였다. 2분기 생활가전 매출도 미국과 유럽, 브릭스(BRICs) 시장에서 선전하며 전분기에 비해 30% 성장한 2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디지털미디어 부분은 유럽과 미국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과열경쟁이 빚어지면서 1,60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 수익성이 악화됐다.
휴대폰 분야에서는 소울폰과 햅틱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1.4% 증가한 143달러로 다소 높아졌으나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수요 약세와 베이징올림픽 마케팅 비용 증가가 걸림돌로 작용,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15% 감소한 7,900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분기 대비 2% 포인트 하락한 13%에 그쳤다.
삼성전자측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로 하반기 경영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LCD 업황마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휴대폰 역시 경기 침체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여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여기에 그 동안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온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일선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중ㆍ장기 전략을 추구할만한 리더십이 약화됐다는 점도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 IR팀장인 주우식 부사장은 “하반기는 성수기 효과와 경기 침체 가능성 우려가 혼재하고 있어 큰 폭의 개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주력사업부문의 경쟁력 차별화 확대를 통해 향상된 실적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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