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의 물가급등)에 빠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7일 발표한 ‘한국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지수 높다’는 제하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지수’는 올해 1분기 현재 18.41%로 OECD 평균(3.40%)보다 약 5배나 높았다. 이는 일본(13.94%)보다 4%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서브프라임 모지기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14.84%)보다도 우리가 스태그플레이션 단계에 더 근접해 있음을 뜻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일본 경제기획청의 스태그플레이션 지수를 활용했는데, 이 지수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치의 장기 추세선을 낸 뒤, 현재 경제 상황이 그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 지를 수치화했다. 따라서 괴리 정도가 클수록 지수가 상승하고 고용 및 물가 지표가 일제히 나빠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설 위험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를 전량 수입하고 에너지 효율성도 낮아 유가급등에 매우 취약하고, 이로 인해 지수가 더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지수가 더 높아져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와 2003년 카드사태 때 보다도 경기가 더욱 침체할 위험이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OECD 평균 지수도 원자재가 급등세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3분기에는 -11.94%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낮았으나 4분기(1.59%)부터 플러스로 접어들어 올해 1분기에는 3.40%로 높아졌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이날 “세계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의 안정성장 기조 흔들린다’는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쇼크와 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라 세계 경제의 지난 20년간 안정 성장기가 끝나고 있다”며 “내년 세계경제는 올해보다 더 부진하고 물가상승 압력도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으며, 미국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킬 정도는 아니겠지만 돌발적인 금융위기 역시 되풀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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