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가 깊은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민간소비는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양상이다. 경기하강 속도도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5일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집계결과를 발표, 지난 2분기 실질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8%에 그쳤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줄곧 1%대 중반을 유지했으나, 올들어 2분기 연속 1%를 밑돌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4.8%에 머물렀다.
한은은 이 달초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2분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5.0%로 추정했는데, 실제론 0.2%포인트가량 밑도는 성적을 냈다. 그만큼 경기둔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성장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민간소비위축과 건설업 부진 때문.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 2004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그리고 금리상승과 가계부채증가세가 맞물리면서 긴축분위기가 확산되고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어 전분기 대비 1.0% 증가했으나 건설투자는 0.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내수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건설업 성장률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부진이 지속되면서 -2.4%를 나타냈다. 폭증하는 지방미분양사태와 영세건설사의 연쇄도산에서 볼 수 있듯, 건설경기는 2001년4분기 이후 6년반만에 최악의 상태를 맞고 있다.
제조업생산과 수출은 그나마 괜찮았다. 제조업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 영상음향통신 등 정보통신(IT) 제조업의 성장에 힘입어 2.2% 성장했다. 수출도 기계, 전기전자기기, 선박 등의 수출물량이 늘어나 3.7% 증가했고, 수입은 농림수산품, 기계 및 전기전자 기기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4.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는 것으로 해석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박사는 “소비긴축이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초 예상 경기 저점을 내년 상반기 말로 생각했으나 지금은 내년 하반기 말 정도로 늦춰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부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본격적인 내수침체 국면에 돌입했다”며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3%대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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